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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 '롤렉스' 경매, 폴뉴먼 191억 넘을까

중앙일보 2018.06.09 00:05
두 남자의 대결…경매 나오는 스티브 맥퀸의 롤렉스 서브마리너, 폴 뉴먼의 191억 데이토나 기록깰까  
서브마리너를 착용하고 있는 스티브 맥퀸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서브마리너를 착용하고 있는 스티브 맥퀸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1960~70년대 강렬한 남성미로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스티브 맥퀸과 폴 뉴먼. 전설과도 같은 영화작품을 남기고 떠난 이들이 다시 맞붙은 곳이 있다. 시계 경매 시장이다.
 

[하현옥의 글로벌 J카페]
스턴트맨 로렌 제인스에 선물한
롤렉스 서브마리너 5513 제품
10월 뉴욕 경매에 부쳐질 예정

산불로 모두 탄 집에서 찾아내
복원 작업 거치며 새 생명 얻어

 스티브 맥퀸의 롤렉스 서브마리너가 10월 25일 뉴욕 필립스 경매에 출품된다고 블룸버그와 포브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간의 관심은 맥퀸의 서브마리너가 지난해 10월 뉴욕 필립스 옥션에서 1780만 달러(약 191억원)에 팔리며 시계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의 기록을 뛰어넘느냐에 집중된다. 
 
 이전의 최고가 기록은 2016년 11월 파텍 필립의 제품번호 1518로 1100만 달러에 팔렸다.
 
 10월에 경매 무대에 오르는 이 시계는 흥미로운 사연으로 가득하다. 
 
경매에 나오는 스티븐 맥퀸의 서브마리너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경매에 나오는 스티븐 맥퀸의 서브마리너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맥퀸은 1964년에 제작된 이 시계(제품번호 5513)는 맥퀸이 60년대 후반에 250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시기에 맥퀸은 제품번호 5512인 서브마리너도 구매했다.  
 
 자신의 시계를 종종 친구나 동료에게 선물로 줬던 맥퀸은 이 시계를 스턴트맨인 로렌 제인스에게 선물로 줬다. 
 
 제인스는 맥퀸이 출연한 영화 27편 중 19편에서 맥퀸의 스턴트 대역을 도맡은 인물이다. 시계의 뒷면에는 ‘로렌, 세계 최고의 스턴트맨에게. 스티브가’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경매에 나오는 스티브 맥퀸의 서브마리너 뒷면에는 ‘로렌, 세계 최고의 스턴트맨에게. 스티브가’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경매에 나오는 스티브 맥퀸의 서브마리너 뒷면에는 ‘로렌, 세계 최고의 스턴트맨에게. 스티브가’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맥퀸과 제인스의 우정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는 따로 있다. 맥퀸의 서브마리너가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된 과정이 그렇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캐넌 컨트리에 살고 있던 제인스 부부는 2016년 이 지역에 2주동안 계속된 산불로 집을 잃는다. 
 
 4만 에이커를 태운 이 산불로 18채의 집이 모두 불탔다. 그 중 한 채가 제인스의 집이었다. 
 
 제인스의 집에 있던 영화 출연 등과 관련된 물건 등이 모두 소실됐다. 당시 제인스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비버리힐즈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기념품 수집가인 마이클 아이젠버그는 제인스 집이 모두 불타 중요한 기념품 등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제인스의 아내와 딸에게 연락해 불에 탄 집에서 무엇인가 찾아낼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얼마 뒤 제인스의 딸은 잿더미 속에서 맥퀸의 서브마리너를 찾아냈다.  
 
 화마 속에 살아남았지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서브마리너에서는 심해 상황에서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고온의 불 속에서 버틸 수 있게 제작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불구덩이 속에서 목숨을 부지한 맥퀸의 서브마리너는 뉴욕 롤렉스 본사로 보내지고 그 곳에서 긴 복원작업을 거쳤다. 이후 아이젠버그는 새 생명을 얻은 맥퀸의 서브마리너를 제인스의 가족에게서 사들였다.  
 
 아이젠버그가 필립스에 경매를 의뢰하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 맥퀸의 서브마리너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경매에 나오는 스티븐 맥퀸의 서브마리너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경매에 나오는 스티븐 맥퀸의 서브마리너 [사진: 필립스 홈페이지]

 경매를 주관하는 필립스는 맥퀸의 서브마리너의 가치가 30만~60만 달러(3억2300만~6억46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제품에는 이 시계를 맥퀸에게서 받았다는 제인스의 편지와 맥퀸이 롤렉스에서 이를 구매했다는 확인서가 첨부된다. 또한 제품 복원 과정에 대한 문서도 함께 제공된다.  
 
 시계의 다이얼이 교체된 것은 시계의 가치와 경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맥퀸의 서브마린 제품번호는 5513이지만, 현재 장착된 다이얼은 5512의 것이다. 다이얼이 한 번 이상은 교체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아이젠버그는 경매 낙찰자가 원하면 기존 제품의 다이얼을 달 수 있도록 자신이 별도로 구매한 5513용 다이얼과 바늘도 함께 제공한다.
 
 필립스 측은 “스티브 맥퀸이 시계를 구매한 뒤 차고 다녔고, 제인스에게 선물한 것은 확실한데다 맥퀸의 이름의 새겨진 시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매금의 일부는 맥퀸이 설립한 청소년 복지 재단인 보이스 리퍼블릭과 제인스 유족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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