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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동물원 4곳, 동물 교환 추진 … 근친교배 폐해 막는다

중앙일보 2018.06.08 01:27 종합 18면 지면보기
대구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동물원 물새장에는 9종의 물새 60여 마리가 살고 있다. [백경서 기자]

대구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동물원 물새장에는 9종의 물새 60여 마리가 살고 있다. [백경서 기자]

대구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최근 홍부리황새 한 쌍이 11개의 알을 낳았다. 하지만 단 1개의 알만 부화에 성공했다. 나머지는 무정란이었거나 알을 쪼개고 나와야 하는 새끼의 부리 힘이 약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대구·광주·전주·청주 지난달 MOU
달성공원·청주동물원, 불곰 등 교환
예산 부담 적고 학술교류 확대 기대

배광용 달성공원관리사무소 사육팀장은 “물새의 경우 가족들이 한 우리 안에서 같이 사는데 부모와 자식 간에 근친교배가 일어나면서 기형 등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외에도 다리가 꺾이거나 날개가 처지고 개체가 작은 기형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1653㎡ 규모의 물새장에는 현재 9종의 물새 60여 마리가 살고 있다.
 
달성공원 동물원에는 조류 외에도 포유류·어류 등 700여 마리 79종이 있다. 근친교배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달성공원관리사무소에서는 포유류의 경우 아예 근친교배를 하지 못하도록 합사를 시키지 않고 있다.
 
암컷 1마리, 수컷 2마리의 호랑이도 발정기엔 만나지 못한다. 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형제 관계라서다. 포유류의 경우 근친교배 시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면 사소한 공격을 받았을 때도 쉽게 다치거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실제 1999년 서울동물원에서 근친교배로 태어난 호랑이 ‘뒹굴이’의 눈은 사시였고 걸음걸이가 불편했다. 뒹굴이는 18살 때 암컷에게 공격당해 꼬리에 부상을 입고 전신패혈증으로 결국 숨졌다.
 
근친교배 문제가 심각해지자 대구·광주·전주·청주 지역 4개 지자체가 운영하는 동물원에서는 지난달 29일 협약을 맺어 동물을 교환하기로 했다. 환경청의 허가가 떨어지면 달성공원 동물원의 캐나다 기러기 1쌍과 청주동물원 에조불곰 2두와 흑고니 1쌍을 교환한다.
 
윤성웅 달성공원관리사무소장은 “사실 달성공원 동물원의 경우 유적지인 달성토성 내에 있어 우리를 고치거나 추가로 짓기 어려워 그동안 근친교배를 막기 힘들었다. 협약을 맺으면서 예산 부담 없이 동물을 교환할 수 있게 돼 근친교배 방지 외에도 학술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물원끼리의 야생동물 교환에 더해 혈통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서울대 수의과대 연성찬 교수는 “우선 국내 동물원에 있는 암수 야생동물의 혈액, DNA 분석으로 근친 여부를 밝혀야 한다”며 “혈통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근친교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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