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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참여연대 "통신비 자료 몽땅 공개해야"…커지는 통신비 원가 공개 논란

중앙일보 2018.06.07 17:34
참여연대가 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2세대(2G)·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영업자료 및 요금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추가로 원가 자료를 공개하려는 정부·시민단체와 "원가 공개는 영업권을 침해하는 데다 정부의 지나친 요금 간섭"이라는 통신사가 앞으로 더 첨예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참여연대가 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2세대(2G)·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영업자료 및 요금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추가로 원가 자료를 공개하려는 정부·시민단체와 "원가 공개는 영업권을 침해하는 데다 정부의 지나친 요금 간섭"이라는 통신사가 앞으로 더 첨예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이동통신비 원가 공개를 놓고 통신사·정부·시민단체가 각기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영업 비밀을 포함한 기업 자료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부·시민단체와 "원가 공개는 영업권을 침해하는 데다 정부의 지나친 요금 간섭"이라는 통신사가 앞으로 더 첨예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2세대(2G)·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영업자료 및 요금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2005년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통신사의 재무제표·손익계산서·영업통계, 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와 방송통신위원회에 통신사가 제출한 요금제 인가·신고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참여연대가 이날 공개한 A4용지 박스 3개 분량의 자료는 대법원이 지난 2월 "정부는 통신비 원가 산정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후 과기정통부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통신비 인하를 주장해 온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이날 문제삼은 것은 통신비가 아닌 요금 인가제였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새 요금제를 출시할 때마다 정부의 허가를 받는 이 제도는 최근 정부가 시장 경쟁 활성화를 이유로 폐지를 추진해 온 정책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요금제가 적절한지 여부를 정부가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통신사들이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했다"며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요금 설계에 개입해야 한다"며 인가제 강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통신 업계는 이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사전 규제 제도가 무용하다는 게 이번에 다시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발표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그간 시민단체가 계속 문제삼아 온 통신비 적정성에 대한 분석이 빠졌다. 참여연대는 이날 "지금까지 받은 자료로는 원가 분석을 진행하기 힘들다"며 "4세대(LTE) 이동통신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참여연대의 이날 발표에 대해 "원가 보상률이 통신 요금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게 이번 자료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날 참여연대가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통신사들의 통신 서비스별 원가 보상률을 중앙일보가 계산해 봤다. 원가 보상률이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매출을 영업비용 등 원가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 비율이 100%를 넘으면 통신비 인하 여력이 있다는 게 그간 시민단체들의 주장이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연도별 통신 3사의 영업 수익을 총괄원가(영업비용·투자보수 등)로 나눠봤다. 2005년 당시 상용화된 지 9년이 넘었던 2G 서비스는 원가 보상률이 108~115%선으로 10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2007년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3G는 2008년까지 원가 보상률이 되레 100% 아래를 맴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원가 보상률을 토대로 통신비를 산정하면 보상률이 100% 아래일 때는 요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며 "같은 논리라면 내년에 상용화할 예정인 5G 서비스의 초기 요금도 LTE 요금 대비 매우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민단체가 문제 삼던 원가 보상률이 그들의 예상만큼 높지 않자 LTE 자료 등을 계속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으로 과기정통부가 LTE를 비롯한 통신비 원가 자료를 어느 선까지 공개할 것인지, 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추가로 얼마나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할지가 이동통신비 원가 공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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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우선 이르면 이달 말 LTE 통신비 원가 자료(총 5가지)를 추가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공개하라고 한 대상은 2005~2011년 2G·3G 서비스에만 한정됐지만 원가 자료 공개에 대한 1심 판결을 확대 적용하면 오늘날 대다수가 쓰는 LTE 서비스에 대한 원가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법원 판결 취지에도 맞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정부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통신사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에 법원이 비공개 결정을 한 나머지 회계 자료(총 14가지) 전부에 대해서도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이미 2G·3G에 대해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부분에 대해 LTE 관련 자료도 공개 결정을 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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