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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 ‘폭염 다리’ 오명 벗을까

중앙일보 2018.06.07 16:16
서울 중구 보행공원 서울로 7017은 개장 1주년인 지난달 20일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중앙포토]

서울 중구 보행공원 서울로 7017은 개장 1주년인 지난달 20일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중앙포토]

서울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에 이른 7일 오후. 서울 중구 공중 보행공원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 총 연장 1024m)에선 손수건으로 땀을 닦거나 가쁜 숨을 몰아쉬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그늘 면적 3배 확대, 양산 대여
IOT기술 입은 370여 개 ‘화분 벽’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에 이른 7일 오후 서울로에는 평소보다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다. 임선영 기자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에 이른 7일 오후 서울로에는 평소보다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다. 임선영 기자

기자는 서울역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약 900m를 20분간 걸어봤다. 지상 17m 높이의 다리에는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었다. 100m를 걷는 동안에도 머리는 뜨거워지고, 목에는 땀이 맺혔다. 길 양측을 막은 140cm 높이의 유리 난간 주변의 온도를 온도계로 재어보니 32도까지 올라갔다. 한여름에는 35~36도까지 넘나든다. 콘크리트 바닥의 복사열도 서울로의 온도를 외부 기온보다 2도 정도 높이는 요인이다. 
서울로에는 내리쬐는 햇빛에 말라버린 식물들이 있다. 임선영 기자

서울로에는 내리쬐는 햇빛에 말라버린 식물들이 있다. 임선영 기자

서울로 유리 난간 주변의 온도를 재어보니 외부 온도보다 2~3도 정도 높았다. 임선영 기자

서울로 유리 난간 주변의 온도를 재어보니 외부 온도보다 2~3도 정도 높았다. 임선영 기자

만리동에 사는 직장인 최모(30)씨는 “남대문에서부터 10분 정도 걸어왔다. 찻길보다 경관을 감상하며 걷기에 좋고,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아 시간도 단축된다”면서 “다만 햇빛을 피할 곳이 적어 여전히 폭염에는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20일 개장한 서울로는 1년 만에 누적 방문객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방문객이 줄고, 낮보다는 밤 방문객이 증가한다. 지난 5월엔 전체 방문객의 약 70%가 낮에 왔지만, 6월 들어선 방문객의 약 50%가 밤에 왔다.    
서울로에 있는 족욕탕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몰려있다.[사진 서울시]

서울로에 있는 족욕탕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몰려있다.[사진 서울시]

이에 서울시는 7일 ‘서울로 7017 여름종합대책’을 내놨다. 우선 ‘그늘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서울로에는 지름 3m인 이동식 그늘막 15개(총면적 424㎡)가 6월 중순까지 설치된다. 기존에 설치된 고정식 그늘막(지름 2.7m, 총면적 229㎡)을 더하면 그늘 면적이 약 3배로 확대된다. 그늘막이 서로 떨어져 있는 간격이 50m를 넘지 않게 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또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서울로의 주요 출입로 4곳에서 양산(총 600개)을 무료로 빌려준다. 지난해 양산 200개를 대여했는데, 회수율은 약 70%였다.  
서울로에는 평균 100m 간격으로 고정식 그늘막이 10개 설치돼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로에는 평균 100m 간격으로 고정식 그늘막이 10개 설치돼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로의 온도를 낮추는 다양한 실험도 한다. 정원교실(만리동 출입구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약 50m 거리) 벽면에는 남천·아이비·황금조팝 등 꽃이 피는 화분 12종 360여 개로 구성된 ‘그린시티월’이 설치됐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온도 등을 자동 감지해 화분에 물을 준다. 조영창 서울로운영반장은 “정원교실 안팎의 온도를 5도 정도 낮추고, 반경 5m 이내의 미세먼지 농도를 10% 정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물을 분사하는 ‘쿨팬’과 ‘쿨링 미스트’ 등의 인공 안개비 시설도 두 배 늘린다. 이외에도 목련다방 등 서울로의 편의시설 3곳은 에어컨을 갖춘 ‘서울로 쿨카페’로 운영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로의 정원교실 벽면을 뒤덮은 '그린시티월'. 화분 360여 개가 주변의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줄인다.[사진 서울시]

서울로의 정원교실 벽면을 뒤덮은 '그린시티월'. 화분 360여 개가 주변의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줄인다.[사진 서울시]

 
올 여름 두 배로 늘어날 서울로의 쿨팬. [사진 서울시]

올 여름 두 배로 늘어날 서울로의 쿨팬. [사진 서울시]

조영창 반장은 “서울로에는 다 자라면 높이 8m가 넘는 느티나무·단풍나무 등의 나무가 1만 여 그루 넘게 식재돼 있다. 3년 후쯤 이 나무들이 잘 자라 제 몫을 다해준다면 ‘자연 그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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