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보이고 있다. 마하티르는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야권연합을 승리로 이끌어 61년 만에 첫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6/07/c7df1c61-51d6-4a1a-a246-2e7fb977b671.jpg)
지난 5월 16일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보이고 있다. 마하티르는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야권연합을 승리로 이끌어 61년 만에 첫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AP=연합뉴스]
총선 승리 한달…나집 전 정권 부패 청산에 속도
나랏돈 6조원 빼돌린 전임 정권 수사 속도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 나집 라작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가 반부패위원회 출석에 앞서 청사 앞에 도착하고 있다. '사치의 여왕'으로 악명 높았던 로스마는 이날 평소 애호하던 에르메스 버킨백 대신 다른 가방을 든 차림이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6/07/c2f41328-4242-4add-be50-4051b92e867c.jpg)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 나집 라작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가 반부패위원회 출석에 앞서 청사 앞에 도착하고 있다. '사치의 여왕'으로 악명 높았던 로스마는 이날 평소 애호하던 에르메스 버킨백 대신 다른 가방을 든 차림이었다. [AP=연합뉴스]
마하티르는 가장 먼저 총사업비 28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르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임 정부에서 체결된 사업이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다. 중국과 추진해온 140억 달러 규모 동해안 철도 사업도 재협상을 예고했다.
공무원도 1만7000명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개혁 주체인 정부도 개혁 대상"이라는 판단에서다.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공무원 임금 인상 계획도 백지화했다. 장관 등 정부 관료의 임금도 10% 삭감했다.
선거 공약에 따라 6월부터 상품소비세(GST) 철폐 조치에도 들어갔다. 이 때문에 상당한 재정 타격이 예상되지만 마하티르 정부는 민생 회복부터 도모하고 부족한 세수는 정부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반(反)나집 여론에 재갈을 물린다고 비판받아온 ‘가짜뉴스 방지법’도 폐지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사회 전반에서 ‘적폐 청산’이 한창이다.
이는 정권 교체로 이어진 나집 정부의 방만한 국정운영과 권력 사유화에 대한 반성이자 차별화다. 나집 전 총리의 가택 압수수색에선 현금과 외화만 거의 1억3000만 링깃(약 353억원)이 발견됐다고 한다. 로스마 여사 소유의 에르메스백 등 사치품을 합하면 900억원 규모라는 보도도 있다. 나집은 횡령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 고삐가 죄어가면서 그의 형사처벌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라빚 줄이자" 정부 펀드에 이틀새 50억 몰려
삐걱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신임 검찰총장의 출신 및 종교 논란이다. 토마스 신임 총장은 말레이계가 전체 국민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에서 소수민족(인도계) 출신으론 55년 만에 처음으로 검찰총장이 됐다. 그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소수인 기독교도에 속한다는 점도 반발을 불렀다. 서명교 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교수는 “현재 야권연합은 기존 여권에 대항하기 위해 선거용으로 합쳐진 모래알 같은 존재”라면서 “정책에 따라 정파 간 이해가 엇갈리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오른쪽)와 그의 정치적 파트너 안와르 이브라힘 전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 후 서로 마주보고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6/07/da48409e-561c-40d5-b8dc-66153cdd4e33.jpg)
지난 1일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오른쪽)와 그의 정치적 파트너 안와르 이브라힘 전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 후 서로 마주보고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개발독재 리더십' 결자해지해야
황인원 교수는 "집권 1기의 성과가 나집 등 후임자들에 의해 왜곡·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마하티르가 ‘협의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총선 직후 공언한대로라면 마하티르는 길어야 2년 내 안와르에게 정권을 이양한다. 그 때까지 93세 백전노장이 어떻게 정계 '헤쳐 모여'와 물갈이를 선도하느냐에 따라 말레이시아 '민주 혁명'의 성패가 달라질 것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