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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건물 6개 중 1개 노후화 심각, 소형은 안전진단도 안해

중앙일보 2018.06.07 02:30 종합 12면 지면보기
47년째 사용 중인 서울의 한 주상복합 건물. 의무 안전진단 대상이지만 2014년부터 결과를 지자체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오원석 기자]

47년째 사용 중인 서울의 한 주상복합 건물. 의무 안전진단 대상이지만 2014년부터 결과를 지자체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오원석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건물. 이발소를 운영 중인 김모(77)씨는 “용산에서 건물 무너진 사고를 보고 불안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이 동네에서 50여년간 이발소를 운영해온 터줏대감이다. 그는 “이 주변은 전부 오래된 건물들이다. 이 건물도 50년 가까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연수 90% 이상이 10만5982개
서울시 “30년 넘은 건물 대책 검토”

지난 3일 용산 4층 건물 붕괴 사고 이후 노후 건물 입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건축물 재난 안전관리 기본방향 수립(2016)’ 보고서를 보면 서울 건물 6개 중 1개는 수명이 다했거나 노후화가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건물 중 내용연수 대비 사용연수가 90% 이상인 건축물은 10만 5982개동이나 된다.  
 
서울의 모든 건물(62만여동) 중 6분의1 수준이다. 내용연수는 건물의 구조나 용도에 따라 달리 정해둔 일종의 ‘수명’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사용연수 90% 이상 건축물을 ‘최저 수준 이하의 성능만을 갖고 있으나 건축물의 기능이 더이상 필요 없을 정도로 수명을 다한 상태’로 정의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노후 소형건물은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제2의 붕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설물의안전관리에관한특별법(시특법)은 1, 2종에 해당하는 건물만 정기적 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연면적 5만㎡ 이상 건축물이나 16층 이상 공동주택, 또는 연면적 3만㎡ 이상 건축물 등이 여기 포함된다. 소규모 건축물은 안전진단이 의무사항이 아닌 셈이다. 실제로 사고가 난 용산 건물(연면적 301㎡·91평)도 의무대상이 아니다. 서울연구원 신상연 박사는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재개발 및 재건축이 저조해졌고, 이에 따라 노후 건물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건물주라고 해도 자기 건물이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용산 붕괴사고 이후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우선 10층 이하 및 1000㎡ 이하인 건축물 중 사용승인 후 30년 이상 된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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