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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아이의 미래 걸린 교육감 투표 … 누가 나왔는지도 모른다니

중앙일보 2018.06.07 01:16 종합 30면 지면보기
6·13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자치단체장·지방의원과 함께 17개 시·도 교육청을 이끌 교육감도 뽑는다. 내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본 선거일도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특히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체장에 대한 무관심도는 20~30%인데 교육감은 50~60%나 된다. “누가 나왔는지 모르겠고 관심도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 국민이지만 정작 내 자식, 내 손주, 내 조카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에 대해선 이상하리만큼 냉소적이다. 이번에도 ‘로또’ ‘깜깜이’ ‘묻지마’ 선거가 우려되는 것이다.
 

17곳 예산 연 60조, 교원 37만 명 인사권
특목고 폐지·교육조례 제정 권한 막강
진보·보수 진흙탕, 공약 따져 꼭 투표를

유권자의 무관심은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 탓도 있겠지만 선거 제도와 후보자들의 진흙탕 이념 싸움, 맹탕 공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진다. 헌법 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전문성·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선 전문성이 실종되고 정치권보다 더 심한 색깔 싸움이 난무한다. 선거는 고도의 정치 행위인데 직선제에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모순이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교육감의 교육관과 정책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의 나침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국 59명의 후보는 아이들 미래를 걱정하기는커녕 눈앞 표에만 급급해 무상 공약을 남발한다. 보수·진보 가리지 않는다. 삼시 세끼 공짜 밥에 교복·교통비·수학여행비까지 대주겠다고 할 정도다. 전교조를 등에 업은 진보 측은 대부분 단일화한 반면 보수 측은 사분오열된 것도 특징이다.
 
이런 선거 폐해는 차기 개선 과제가 된 만큼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다. 전국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650만 명을 책임진 교육감의 권한은 막강하다. 유치원 인허가, 특목·자사고 지정·취소, 교육과정 운영권에 교육조례 제정권도 갖는다. 17명이 주무르는 연간 예산이 60조원이고, 교원 37만 명의 인사권도 행사한다. 4년 임기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보다 더 센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이유다.
 
유권자의 ‘5분 혁명’이 절실하다.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를 반드시 뜯어보고,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실린 공약도 살펴보자. 성가시더라도 내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가입이 금지돼 투표용지에 기호가 없고 이름만 표기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1번, 2번 등 정당별 기호 대신 후보 이름만 나열되는 것이다. 특정 후보가 특정 위치에 배치돼 유·불리하지 않도록 선거구마다 이름 배치 순서를 바꾸는 교호(交互) 순번제가 적용돼서다.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국회의원 보궐선거(12곳) 후보의 공보물보다도 더 꼼꼼히 읽어보고 이름을 기억하고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다. 5분만 투자하자. 이번에도 30% 교육감, 진영에 무임승차한 교육감, 교육 평둔화(平鈍化) 페달을 밟는 교육감을 뽑는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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