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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꺾이고 있다” 나라 안팎서 경고음

중앙일보 2018.06.07 01:11 종합 1면 지면보기
한국 경제의 앞날에 경고음이 잇따라 울린다. “여전히 3%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온다.
 

세계은행 “내년 세계 경제 둔화”
김광두 이어 현대경제연구원도
“한국 경제, 침체 국면 들어섰다”
정부선 “3% 성장 경로 유지” 입장

세계은행은 6일 “선진국 경제가 주춤하고 주요 원자재 수출국의 회복세가 약해지면서 향후 2년간 점진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전망”이라는 내용의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1%를 거쳐 내년 3.0%, 2020년 2.9%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의 둔화는 곧 한국 수출과 성장률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미 주요 연구기관은 한국 경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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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2분기에 한국 경제가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경기는 저점에서 회복기와 호황기를 거쳐 정점에 이른 뒤 후퇴기와 침체기를 거쳐 다시 저점으로 돌아가는데, 이미 후퇴기를 넘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이 “경기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LG경제연구원도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것 같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잡았다. 정부 전망치(3.0%)에 못 미치는 수치다. 정부의 싱크탱크 격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주력 업종의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애초 3.1%로 잡았던 올해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정부 전망치 아래인 2.9%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기 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도 적지 않다. 향후 경기를 짐작해볼 수 있는 시금석인 설비투자가 3월에 전월 대비 7.8% 급감한 데 이어 4월에도 3.3% 줄었다.
 
투자가 감소하니 근로자의 소득도 줄면서 소비도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3월에 전월 대비 2.9% 증가했던 소매판매는 4월에 1.0% 감소했다.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대표적 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올해 1~3월에는 3개월 연속 100을 하회했다. 이 지수는 100 이상이면 경기 확장, 100 아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된다. 최후의 보루인 수출도 올해 1~5월까지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8.2%로 지난해(15.8%)보다 낮아졌다.
 
정부는 여전히 성장 추세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3.0%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이 3~5월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견실하고 전체적인 흐름에서 살펴보면 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김 부총리는 다만 “일부 지표를 고려할 때 향후 1∼2분기 경제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여러 지표가 엇갈리지만 기술적으로는 경기가 꺾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본격적인 경기 침체기 진입을 막으려면 성장 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진석·하남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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