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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핵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밤잠 설친다!

중앙일보 2018.06.04 17:00
요즘 중국 외교가 밤잠을 설치고 있다. 북핵 때문이 아니다. 북핵 이후 피할 수 없는 미국과의 한판 때문이다. 바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다. 중국은 남중국해 90% 정도가 자국 영해라고 우기고 있지만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각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과의 한판에 잠 설치는 중국 외교
- 남중국해 영유권

 
남중국해 [출처: 바이두 백과]

남중국해 [출처: 바이두 백과]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북핵이 폐기 절차에 돌입하면 미국은 남중국해로 눈을 돌릴 게 뻔하다. 이미 미국은 사방에서 대중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6월 1일 CNN에 따르면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케네스 매켄지 중장은 남중국해 암초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을 폭파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군은 서 태평양에서 작은 섬들을 점령해버린 경험이 많다고만 말해주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차 세계대전 기간 고립된 작은 섬들을 점령해버리는 데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미군이 과거에 한 적이 있는 핵심 역량"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심지어 그는 "미국은 절대 뒤로 물러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강경 발언도 쏟아냈다. 그가 언급한 작은 섬들은 미국이 당시 일본을 몰아내고 장악한 이오지마, 오키나와, 타라와 등이다.  
 
매켄지 중장의 발언은 북핵 이후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남중국해라는 선언이다. 당분간은 '항행의 자유'를 앞세운 무력시위를 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을 아예 점령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남 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태평양 사령부 [출처: 바이두 백과]

미국 태평양 사령부 [출처: 바이두 백과]

 
미국의 대중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 최강의 함대인 미국 태평양 사령부가 창설 71년 만에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5월 30일(현지 시각) 하와이 진주만에서 열린 태평양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미국 태평양 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갈수록 증대하는 인도양과 태평양 간 연결성을 중시해 태평양함대의 이름을 바꾼 것"이라는 설명까지 했다. 남 중국해가 인도·태평양 사령부 작전 범위 내에 있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다.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는 미국이 일본과 인도, 호주를 포함하는 대 연맹을 구축해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을 담고 있다. 미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기존의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인도양은 중국의 남진정책과 아프리카 해상 진출을 견제할 수 있는 해역이다. 태평양 사령부의 관할 지역에는 36개 국가가 있으며,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살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6월에 열릴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중국 해군을 초청했다가 취소해버렸다. 중국이 남중국해 패권을 계속 추구하는 한 우호와 협력적 관계는 어렵다는 얘기다.
 
태평양을 항해하는 미 항모 [출처: 바이두 백과]

태평양을 항해하는 미 항모 [출처: 바이두 백과]

 
경제적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미 백악관은 5월 29일 "500억 달러(약 54조 원) 어치의 중국 상품에 대해 25%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개인과 단체에 대해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 취득과 관련 수출, 투자를 금지했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을 상대로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앞서 양국은 5월 17~18일 워싱턴에서 2차 무역협상을 하고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셈이다. 이 같은 미국의  조치는 북핵 이후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중국도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월 1일 매켄지 중장의 강경 발언에 대해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평론하고 싶지 않다. 중국은 남중국해 연안 국가 및 아세안과 함께 남중국해 평화와 안전을 수호한다는 공동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중국은 아세안과 끊임없이 노력하길 원하며 미국은 풍파를 일으켜선 안 된다"는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원론적인 논평에 가깝지만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빠지라는 얘기다.
 
지난달 진수한 중국 국산 001A형 항모 [출처: 바이두 백과]

지난달 진수한 중국 국산 001A형 항모 [출처: 바이두 백과]

 
군사적 대응도 갈수록 강경모드다. 중국은 5월 18일 사상 최초로 남 중국해의 한 인공섬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K 폭격기 이착륙 훈련을 했다. 핵 무력까지 동원해 미국의 남중국해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결기를 보인 것이다. 앞서 5월 초에는 남 중국해의 인공섬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ㆍ필리핀명 칼라얀 군도ㆍ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 방어용 미사일을 설치했다. 항행의 자유를 앞세워 남 중국해에 진입하는 미 군함을 겨냥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미국은 5월 27일 군함 두 척을 투입해 파라셀 제도 12해리 이내 수역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었다.
 
송영무 국방장관(좌)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허레이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국방부]

송영무 국방장관(좌)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허레이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국방부]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6월 1일~3일)에 참가한 중국의 대표단장은 현역 장성이 아닌 허레이(何雷, 예비역 중장)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이 맡았다. 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외교나 영유권 분쟁이 아닌 '학술적인 의견 교환의 장'으로 이끌려는 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표단 대부분이 남 중국해를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이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 해방군 총참모부 대령 출신인 웨강(岳剛) 군사전문가는 "샹그릴라 대화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 문제를 이슈화하는 무대로 활용됐다. 중국은 연구자 중심의 대표단을 샹그릴라 대화에 파견함으로써 (미국과 동맹국들의) 잘못된 관점을 논박할 수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샹그릴라 대화 [출처: 바이두 백과]

샹그릴라 대화 [출처: 바이두 백과]

 
샹그릴라 대화는 2002년부터 영국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IISS)의 주관으로 세계 각국의 국방부 장관들이 참석해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다. 해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프랑스, 베트남, 필리핀 등 50여 개국의 국방부 장관과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하고 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이 오는 6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자국에서 '제1회 중국·아프리카 방위 안보 포럼'을 개최키로 한 게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각국과 군사적 연대를 강화해 서진하는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방위 안보 포럼은 '손을 잡고 협력, 위험이 닥칠 때 돕기'라는 주제 하에 지역 안보 문제, 아프리카의 자주적 안보 능력 갖추기, 중국·아프리카 간 방위 안보 협력 등의 의제를 논의한다. 중국은 아프리카 측 참가자들의 중국 군부대 방문까지 허용하며 군사적 협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중국 함정 [출처: 중국 국방부 망]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중국 함정 [출처: 중국 국방부 망]

 
결국 미국이든 중국이든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한 서로 양보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나면 어떤 형태든 G2(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래저래 동아시아 정세는 혼돈으로 가는데 북핵 문제를 놓고도 정치권은 서로 못 죽여 안달이다. '잔인한 6월'은 외부가 아닌 우리 내부에서 잉태하고 있는지 모른다.  
 
베이징=차이나랩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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