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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1700경기 출장 기록 세우고 '굿바이'

중앙일보 2018.06.04 07:07
김경문(60) 감독이 역대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6번째로 1700경기 출장이라는 금자탑을 쌓고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내려놨다. 
 
1700경기 출전하고 NC 다이노스 떠난 김경문 감독.

1700경기 출전하고 NC 다이노스 떠난 김경문 감독.

1700경기 출전한 날, 굿바이
 
NC 구단은 3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 이후 유영준 단장을 감독 대행으로 정해 남은 시즌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날 NC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7-8로 졌다. 오후 5시에 시작한 경기는 4시간 26분의 혈투로 막을 내렸고, 약 30분 후 김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NC 구단은 경질인지, 사퇴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 감독은 구단의 고문으로서 호칭과 예우를 받는다. 단장 대행은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맡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 감독이 1700경기를 출장한 날이었다. 프로야구를 스쳐간 수많은 감독 중 단 6명(강병철·김성근·김응용·김인식·김재박·김경문)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기뻐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팀을 떠났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에도 성적 부진으로 떠났던 김경문 감독.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에도 성적 부진으로 떠났던 김경문 감독.

승부조작보다 무서운 꼴찌 성적 
 
최근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올해 성적이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9위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NC를 신흥 강호로 이끈 막강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선발진도, 타자들도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NC는 평균자책점(5.59)·퀄리티스타트(17회)·불펜 평균자책점(6.06)·타율(0.248)·타점(219) 등 주요 지표에서 전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NC가 10위로 떨어지면서 프로야구계에는 김 감독이 물러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지난 7년 동안 NC를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만들었다.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정규시즌 7위로 선전했고, 이후 2014년과 2015년 3위, 2016년 2위, 2017년 4위 등 신흥 강호로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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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힘입어 김 감독은 2번이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NC에서 뛰었던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김 감독 책임설이 돌았지만, NC를 창단 최초로 한국시리즈로 이끌면서 감독직을 맡기로 했다. 그렇게 굳건했던 김 감독도 결국 최하위 성적표에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던 2011년에도 6월에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당시 두산은 8팀 중 7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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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퇴 당시 두산 팬들이 김경문 감독의 감사 응원 현수막이 걸어놨다.

2011년 사퇴 당시 두산 팬들이 김경문 감독의 감사 응원 현수막이 걸어놨다.

또 못 이룬 프로야구 우승
 
“내가 준우승 전문 감독이잖아, 허허.”
 
김 감독이 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김 감독은 유독 프로야구 우승과 인연이 깊지 않았다. 두산 감독으로서 세 차례(2005·07·08년), NC 감독으로서 한 차례(2016년)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16년 NC를 데리고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을 때는 4전 전패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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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다. 2008 베이징 여름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9전 전승) 획득을 일궈냈다. 올림픽 금메달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김인식 감독) 준우승과 함께 한국 야구의 가장 빛나는 성과다. 그런 김 감독에게도 유독 프로야구 우승은 연결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자주 하는 또다른 말이 떠오른다. "야구 참 어렵네요."  
 
올 시즌 프로야구 감독 10명 중 최고령 감독이었던 김 감독은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 774패 30무의 성적을 남겼다. 언제 다시 돌아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지는 미지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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