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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반핵단체 “상금으로 김정은 싱가포르 호텔비 내겠다”

중앙일보 2018.06.03 20:37
이달 12일 열릴 첫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체류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노벨평화상 수상경력이 있는 글로벌 반핵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텔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나섰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3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핵무기 금지 및 제거를 위한 노력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호텔비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ICAN은 반핵 운동을 펼쳐 노벨평화상을 받은 비정부기구(NGO)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ICAN은 세계 101개국 소속 468개 NGO로 구성된 반핵단체다. 200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 기간에 결성돼 지속해서 비핵화 활동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 7월 핵무기 전면 폐기 및 개발 금지를 목표로 하는 유엔(UN) 핵무기금지조약 채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과 상금 900만 크로나(약 11억원)를 받았다.
 
가와사키 아키라 ICAN 운영위원도 이날 트위터에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하는데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 작년에 받은 노벨평화상 상금을 기꺼이 쓸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핵무기 폐기를 위해 헌신해왔고, 이번 역사적 정상회담은 평화와 핵 폐기와 관련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정부가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의 숙박 비용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국이 직접 김 위원장의 호텔 숙박비 등을 내줄 방침이었으나, 북한이 이를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북한에 직접 금전적으로 지원할 경우 대북 독자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선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서다.  
 
WP는 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내 숙소로 풀러턴 호텔을 선호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가 자국 대표단의 체류 비용을 내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는 김 위원장의 체재비 부담에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2일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싱가포르는 (북미정상회담의) 좋은 개최국이 되도록 맡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보안과 숙박·이동 등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확실히 그렇다”면서 “그것은 이번 역사적 회담 과정에서 작은 역할을 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성을 고려해 ‘정상국가’ 면모를 대외에 과시하고자 스스로 김 위원장 일행의 숙박비 등 체류비를 직접 부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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