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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박원순의 '서울페이'는 성공할까

중앙일보 2018.06.03 17:18 경제 9면 지면보기
주정완 경제부 기자

주정완 경제부 기자

오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제 관련 공약 중에선 '간편결제 서비스'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페이’와 같은 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경남페이’ 공약 등이다.
 

가맹점 '수수료 제로' 내세웠지만
소비자 할인 혜택이 '성패의 열쇠'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에 나서는 박원순(더불어민주당)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에 나서는 박원순(더불어민주당)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최근 서울시장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됐다. 박 후보는 “실현 가능성을 보고 전문가들의 검토를 끝냈다”고 했지만,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한마디로 꿈 같은 공약”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국내와 다른 상황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광역 후보들의 ‘00페이’ 공약은 ‘수수료 제로’를 내세운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중간에 신용카드사의 결제 망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비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이 크다는 문제의식이 깔렸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높다. 최우선으로 고려할 사항은 소비자들의 사용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00페이는 QR코드 방식이 유력하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가맹점의 QR코드를 찍으면 고객의 계좌에서 사업자의 계좌로 현금을 이체하는 식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계좌에 잔액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각종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제공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할인 대상은 커피 전문점부터 극장ㆍ백화점ㆍ놀이공원ㆍ주유소까지 다양하다.
  
물론 ‘땅 파서 하는 장사’는 아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입의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준다. 00페이는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할인 경쟁에서 불리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민카드’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도서관ㆍ미술관 등 시내 공공시설의 플라스틱 회원카드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내려받을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등 일부 공연ㆍ전시는 할인 혜택도 준다.
  
그런데도 가입자는 6개월 동안 1만여 명에 그쳤다. 서울 시민의 약 0.1%다.
  
공공 부문의 00페이는 카드사는 물론 카카오페이 같은 민간 업체들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민간 사업자의 영역을 공공 부문이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다.
  
이 점을 차치하더라도 누가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결제 건수와 규모를 최대한 키우느냐가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다.
  
만일 각종 할인ㆍ포인트로 무장한 신용카드와 실질적인 혜택이 많지 않은 00페이가 맞붙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서비스라도 고객이 외면하면 소용이 없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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