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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적 좋은 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때문에 생긴 착시

중앙일보 2018.06.03 15:52
한경연, 30대 그룹 상장사 실적 분석
 
최근 5년 동안 30대 그룹 1인당 인건비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매출액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업이익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부진을 이어가 기업 생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182개사)의 1인당 인건비는 9133만원, 1인당 매출액은 10억181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12년과 비교하면 1인당 인건비는 7841만원에서 1292만원이 증가했지만 1인당 매출액은 10억7547만원에서 5732만원이 감소한 수치다.
 
한경연은 역행하고 있는 인건비와 매출액 외에 제자리걸음을 하는 영업이익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인당 영업이익은 2012년 7125만원에서 2017년 1억606만원으로 3481만원이 늘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제외하면 지난해 5730만원으로 5년간 상승 폭이 79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지난해 세계 상품무역액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10.6%와 3.8%로 개선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기업 실적은 사실상 4~5년 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실적 쏠림 현상도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개사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의 총영업이익은 41조3000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인 48조2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30대 그룹 상장사의 총매출액 859조1000억원에서 2개사는 191조6000억원으로 22.3%를 차지했다. 2016년보다 2017년 37조6000억원이 늘어난 30대 그룹 상장사의 총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1조5000억원으로 83.8%의 비중을 나타냈다.
 
한경연은 이 2개사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인 180개사에 대한 세부 분석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의 1인당 매출액은 2012년 10억2882만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8억8381만원으로 감소하다가 2017년 9억2628만원으로 다소 회복했다. 2012년 5651만원이던 1인당 영업이익은 2014년까지 3775만원까지 떨어지다가 2015년부터 올라 2017년 5730만원으로 늘었다. 1인당 인건비는 2012년 7590만원에서 2017년 8534만원으로 올랐다.  
 
5년 전과 비교해 2개사를 제외한 180개 상장사의 경우 매출액이 90% 수준으로 줄고, 영업이익이 101.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인건비는 112.4%로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인건비가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꾸준히 늘었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벗어나 생산성과 성과에 연계되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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