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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앞두고…경협 수혜주 담은 '통일펀드' 봇물

중앙일보 2018.06.03 14:33 경제 7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남북 화해 분위기가 펀드 시장에도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이른바 '통일펀드'로 불리는 기존 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재정비에 나섰다. 비슷한 컨셉의 신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소외됐던 기존 상품 리모델링 활발
수익률 개선에 신상품 출시도 잇따라
일회성 투자보단 장기 안목 가져야

 
 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자[주식]ClassA' 펀드는 연초 이후 5개월간 수익률 8.1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1.15%)를 기록하는 와중에 눈에 띄게 높은 수익을 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한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543개 중 올들어 수익률이 8%를 넘긴 펀드는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를 포함해 12개뿐이다.

 
 대표적인 통일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이 펀드는 남북경협이 이뤄질 경우 수익률이 오를 만한 종목을 주로 담았다. 건설주나 철도주 등 통일에 따른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
 
 김연수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기존에는 경공업과 비료, 음식료, 제약 등 정부지원책 관련주 또는 인프라 및 지하자원 관련주가 통일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면서 "이제부터는 1단계 남북경제협력부터 마지막 정치ㆍ경제 통합 단계까지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단계별 수혜주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포트톨리오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 설정액(28억원)은 지난 한 달간 규모가 이전(14억원)의 두 배가 됐다.
 
 하이자산운용 상품과 함께 통일펀드의 대표주자로 꼽혀온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 펀드는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수익률 3.47%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은 283억원이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 펀드 역시 최근 한 달간 설정액이 20억원 넘게 훌쩍 커졌다.
 
 통일펀드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통일 대박론' 등장과 함께 출시됐다. 이색 펀드로 잠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수년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설정액 규모가 작은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의 경우 올 초 청산 위기를 겪다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사회생했다. 김 팀장은 "최근 수익률이 개선되고 고객 문의가 이어지면서 펀드를 재정비해 육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환매수수료를 폐지하고, 운용보수의 50%를 대북 지원사업을 하는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른 운용사들도 통일펀드 시장에 새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1999년 설정된 '하나UBS 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리모델링한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펀드'를 지난 14일 선보였다. 
 
삼성전자ㆍKB금융ㆍ포스코 등 업종 대표 우량주를 중심으로 담고, 나머지는 남북경협 관련주에 투자하는 통일 펀드 성격의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통일펀드인 '삼성마이베스트펀드'를 재정비해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BNK자산운용이 이달 중순 출시하기로 한 'BNK 브레이브 뉴 코리아 펀드'도 북한 진출 기업 등 통일 수혜주를 담는 펀드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경협 봄바람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불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근 1개월 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삼성KODEX건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4.95%)이다. 미래에셋TIGER200건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4.44%), KBKBSTAR200건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4.39%) 등 건설주를 주로 담은 펀드들이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렇게 수익률이 높은 ETF를 골라 투자하는 신상품도 나왔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위대한 대한민국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경협 수혜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EMP는 투자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한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남북경협이 구체화하면 국내 경제체제 전반에 큰 변화가 올 것이기 때문에 단기 이벤트성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남북경협 수혜주를 담은 개방형 공모펀드를 다음 달 중 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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