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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사색의 여정,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중앙일보 2018.06.03 09:16
넓고 골이 깊은 지리산은 수많은 사찰과 암자를 품고 있다.  속세를 벗어나 깊은 산속에 은거한 암자는 줄잡아 50여 곳에 이른다. 화엄사, 천은사, 쌍계사, 대원사 등 내로라하는 유명 사찰이 곳곳에 즐비하다. 큰절의 말사 역할을 하는 암자는 이보다 더 많다. 
신도와 등산객들이 특정한 암자 구간을 묶어 걷는 순례길이 있다. 이른바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이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의 도솔암과 전북 남원군 산내면 입석리에 있는 실상사 구간을 잇는 암자길이 그곳이다. 
칠암자는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 실상사 등 4개의 암자와 3개의 사찰을 말한다. 사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규모나 운영 방식을 보면 나머지 두 곳은 분명 암자다.
청정한 기운이 감도는 지리산 암자를 찾아가는 길과 암자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도솔암. 
칠암자 중 첫 관문인 도솔암은 해발 고도가 1000m에 이른다. 지리산 주 능선의 북쪽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산에 있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비법정탐방로로 일반 등산객들의 출입은 금지돼 있지만, 신도에 한해 출입이 허용된다.  
도솔암

도솔암

암자의 공간에 붉은 색이 가득한 아침 빛이 퍼진다. 동쪽 멀리 지리산의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숨 막힐 듯 깊은 숲을 걸어온 다음에 만나는 탁 트인 공간이다.  편안함이 느껴진다. 맑고 신선한 공기가 온몸을 타고 도는 듯하다.  
도솔암

도솔암

법당 왼쪽으로 여사체가 보인다. 마당엔 탑이 두 개 세워져 있다.  법당 뒤로 수천 년은 됐을 법한 소나무가 암자 뒤에 버티고 서 있다. 
서산대사의 법제자인 청매 인오 스님이 이곳에 머문 곳으로 알려져있다.  
도솔암의 텃밭

도솔암의 텃밭

암자의 소박함이 느껴지는 텃밭이다. 잦은 외출이 어려운 암자의 스님은 이처럼  채소를 직접 기른다. 높은 곳에 위치해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커 채소의 자라는 속도가 평지보다 느리다고 한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김상선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김상선

숲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다. 새소리를 들으며 청정한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영원사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해발 고도 920m의 영원사. 통일 신라시대 고승이었던 영원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법당 앞마당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부처상이 세워져 있다. 부처는 멀리 지리산 주 능선에 있는 벽소령을 바라다보고 있다. 영원사는 과거 신방이 9채에, 100칸이 넘은 방이 있는 절이었다고 한다.  당대 쟁쟁한 고승들이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 
영원사로 향하는 길.

영원사로 향하는 길.

영원사에서 바라본 입구 길이 알파벳 C자처럼 보인다.      
영원사 입구

영원사 입구

음정 마을에서 영원사로 들어가는 길은 임도로 역시 숲길이다. 사람들은 마을에서 이곳까지 승용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차를 버리고 걷는다.
 
상무주암 
상무주암.

상무주암.

상무주암. 도솔암과 영원사처럼 넓은 공간이 없다. 암자로 들어가는 문에 '사진 촬영금지' 표시가 있고 검은색 비닐 커튼이 걸려있다. 정숙해야 하는 공간에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무주. 금강경에 나오는 말로 사람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상무주암으로 가는 길.

상무주암으로 가는 길.

상무주암 옆을 통과하는 길에 아침 햇볕이 든다. 신록은 더 푸르러 보이고 검은색 지붕의 암자는 더 고즈넉해 보인다. 
상무주암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상무주암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상무주암을 조금 지나면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바닥에는 평평한 대리적이 하나 놓여 있다. 이곳에 앉으면 평범한 사람도 부처가 되는 기분을 느낀다. 이곳 역시 지리산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수암.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문수암이 지리산 방향을 향해 우뚝 서 있다. 이전 암자들과 달리 전망이 광활하다.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른 암자와는 달리  '친절'한 스님이 나와 산객들을 맞는다. 35년간 이곳에 머문 도봉 스님이 마가목 차를 산객들에 건넨다.
 
문수앞 입구에 핀 금낭화.

문수앞 입구에 핀 금낭화.

문수암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금낭화가 만개했다. 이외에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문수암 석굴에서 바라본 지리산.

문수암 석굴에서 바라본 지리산.

해발 1060m 고지대에 있는 문수암 뒤로는 거대한 바위가 있다. 석굴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조망이 포근하다. 석굴에서는 석간수가 흐르고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목마름을 해결한다.  
 
삼불사 
삼불사

삼불사

삼불사 입구에 앙증맞은 목탁이 두 개 놓여 있다. 둥그런 목탁에 사람의 웃는 얼굴을 그렸다. 산길에 지친 등산객들이 목탁을 보고 웃음 짓는다.
삼불사는 비구니 참선도량이다. 법당 위로는 산신각이 보이고 아래도 제법 큰 탑이 있다. 암자라기보다는 어는 여염집 처럼보여 포근한 느낌이다. 
 
칠암자 순례길에 만나는 불도화.

칠암자 순례길에 만나는 불도화.

 
약수암
약수암의 보광전.

약수암의 보광전.

약수암은 행정구역으로는 전북 남원 산내면이다. 암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야트막한 언덕에 지어진 보광전이 눈에 띈다. 보광전에는 1780년 그려진 목조 탱화 보물이 봉안돼 있다. 목조 탱화는 천이나 종이가 아닌 나무에 불상을 조각해 만든 탱화다. 
 

약수암에서 등산객이 약수를 맛보고 있다.

약수암에서 등산객이 약수를 맛보고 있다.

일 년 내내 맑고 청정한 약수가 솟아나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칠암자 순례길에 만난 암자에는 모두 약수가 있었다. 여름철 물이 많이 필요한 산행이지만,  이곳 구간에서는 굳이 많은 물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만나는 암자에서 식수를 보충하면 된다. 
 
실상사
실상사

실상사

마지막 여정인 전북 남원시 신내면 실상사. 이곳 사찰은 참선을 중시하는 선불교로 산속이 아닌 평지에 있는 절로 유명하다. 대웅전앞에 석등과 삼층석탑이 보인다.
지나온 암자와 달리 이곳은, 여정 말머리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이유로 순례길에 포함된 듯하다. 
해탈교에사 바라본 지리산.

해탈교에사 바라본 지리산.

실상사를 나와 해탈교에서 바라본 지리산이다. 칠암자 모두는 지리산을 우러러보고 있다. 
 
 
 
서소문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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