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신흥 인증샷 명소 월영교. 원래 있던 문화재는 아니지만, 국내 최장 길이 목책교(길이 387m)다. [사진 안동시청]](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31/45e4745e-d6a2-4ef8-b117-adea9fc2b5f1.jpg)
안동의 신흥 인증샷 명소 월영교. 원래 있던 문화재는 아니지만, 국내 최장 길이 목책교(길이 387m)다. [사진 안동시청]

안동 월영교 건너편 호반나들이길. '상사병'이라 이름 붙인 플라스틱 병에 소원을 적어 담았다. 낙동강변 오솔길에 '원이 엄마'의 애틋한 스토리를 입혔다. 손민호 기자
음식으로 돌아본 안동의 역사와 문화
헛제삿밥·은어찜·안동찜닭·문어숙회…
고유의 양반 문화 어린 별미 음식 풍성
젊은 층은 한옥 카페, 벽화마을서 여유
‘미쉐린 가이드’의 빵집, 주말마다 긴 줄
낙동강 은어의 추억 - 은어찜

안동역전 '물고기식당'의 은어찜. 된장과 고추장을 넣은 양념이 얼큰하면서도 구수하다. 갓 지은 냄비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천하의 별미다. 임경숙 할머니의 걸죽한 입담은 덤이다. 손민호 기자
안동 은어는 조선 시대 진상품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은어를 싱싱한 상태로 한양의 임금에 바치려면 얼음이 필요했다. 안동에 석빙고를 뒀던 까닭이다. 보물 제305호다. 안동에선 요즘도 한겨울이면 낙동강에서 얼음을 채취해 석빙고에 저장하는 과정을 재현한 ‘장빙제’를 치른다. 다 은어에서 비롯된 유산이다.
지금은 낙동강에 은어가 올라오지 않는다. 옛날에는 손으로도 잡을 만큼 흔했다지만, 1976년 댐이 들어선 뒤로 사라졌다. 대신 음식에 낙동강 은어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안동의 몇몇 식당이 양식 은어로 매운탕을 끓인다.

낙동강에는 더 이상 은어가 올라오지 않아서 안동의 '물고기식당'은 섬진강에서 은어를 구해온다. 손민호 기자
제사상의 재구성 - 헛제삿밥

안동 헛제삿밥 상차림. 월영교 앞 '까치구멍집'의 양반밥상 2인분 상차림에 안동소주까지 넣었다. 안동 전통 음식 대부분이 들어간다. 안동 밥상 세트 메뉴라 할 만하다. 손민호 기자
그러나 헛제삿밥은 비교적 근래에 정착된 메뉴다. 제사 음식을 비벼서 먹었다는 옛 기록은 전해지지만, 오늘과 같은 헛제삿밥 상차림은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 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상호(73) 인간문화재의 모친이 처음 만들어 팔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진성 이씨 집안이어서 그 집 상차림이 헛제삿밥의 기본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지금의 헛제삿밥은 조선 양반의 식탐과는 관계가 없다.

놋그릇에 올린 9가지 전. 상어고기, 간고등어 토막도 있다. 손민호 기자
전국구 빵집 - 맘모스 제과

안동의 전국구 빵집 '맘모스제과'. 실내 인터리어가 서울 어느 빵집 못지 않게 깔끔하고 세련됐다. 손민호 기자
맘모스 제과는 45년 전통을 자랑한다. 1974년 지금 이 자리에서 개장했다. 하여 안동의 중년에게 맘모스 제과는 추억의 미팅 장소로 남아 있다. 세대마다 찾는 빵이 다르다. 안동의 중년이 맘모스 제과를 단팥빵과 크로켓으로 기억한다면, 요즘의 청춘은 부드러운 크림치즈빵과 달콤새콤한 유자 파운드를 맨 먼저 떠올린다. 꾸준한 메뉴 개발이 롱런의 비결인 셈이다. 박민서(46) 생산부장은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것”을 인기 비결로 들었다.

안동 '맘모스제과'의 간판 메뉴. 왼쪽이 유자 파운드이고 오른쪽이 크림치즈빵이다. 파운드 케이크에 유자청을 넣은 유자 파운드는 달콤하면서 새콤하다. '맘모스제과'는 모든 빵을 자연 발효해서 만든다. 손민호 기자
시장 투어 - 찜닭 vs 문어

안동구시장 '위생찜닭'의 안동찜닭. 서울에서 먹는 찜닭보다 매콤한 맛이 강하다. 손민호 기자

안동구시장 찜닭골목.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이어서 공을 들여 단장했다. 손민호 기자

안동신시장 '중앙문어'의 남한진 사장. 막 삶은 피문어다. 8㎏짜리 문어를 삶으니 무게가 5.5㎏로 줄었다. 동해안 포구의 생문어보다 안동의 삶은 문어가 비싼 이유다. 손민호 기자
한옥 카페 & 할매 점빵

안동 '옥정동 한옥마을'의 한옥 카페 '카페 볕'. 옛날 한정식집을 개조했다. 손민호 기자

'카페 볕'의 메뉴들. 왼쪽 위부터 유자에이드, 더티초코라테, 블루베리요거트, 직접 구운 마들렌,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 하나같이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손민호 기자
안동역전 웅부공원 뒷마을이 이른바 ‘옥정동 한옥마을’이다. 법원·검찰청 등 관공서가 모여 있던 마을이지만, 빈집이 늘어나자 안동시가 한옥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한때 한정식집이었던 한옥에도 카페가 들어섰다. ‘카페 볕’. 디자인을 전공한 박성희(28) 사장의 감각이 도드라지는 어여쁜 한옥 카페다. ‘떠먹는 블루베리 치즈케이크(6000원)’ ‘더티초코라테(5000원)’처럼 젊은 여성이 좋아할 만한 메뉴가 수두룩하다.

안동 '신세동 벽화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부초등학교 건물. 건물 벽에 마을 주민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사진 오른쪽이 2009년에 그린 그림이고, 왼쪽이 2016년에 그린 그림이다. 2016년 그림에서 앞의 두 아이가 2009년 그림의 그 두 아이다. 손민호 기자

안동 '신세동 벽화마을' 어귀에 있는 '할매네 점빵'. 동네 할머니들이 나와서 손님을 받는다. 손민호 기자
안동=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