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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속음으로 읽는 숫자들

중앙일보 2018.05.31 00:02 경제 9면 지면보기
한낮 기온이 크게 오르며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어느덧 6월이다. 달력을 넘기면서 드는 의문 한 가지. 내일은 ‘유월’일까, ‘육월’일까.
 
일월(一月), 삼월(三月)처럼 본래 소리 나는 음 그대로 ‘육월(六月)’이라고 발음해야 합당할 것 같지만 ‘유월’로 읽는다. 한자어는 본음으로도, 속음으로도 발음하기 때문이다. 속음은 본래 음과 달리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음을 이른다. ‘六月’을 ‘육월’이라 하지 않고 ‘유월’로 읽는 게 대표적이다.
 
받침이 없는 것이 발음하기도 편하고 듣기에도 부드럽다. 어떤 소리를 더하거나 바꿔 발음하기 쉽고 듣기 좋은 소리가 되게 하는 활음조 현상이다.
 
일이월(一二月), 삼사월(三四月), 칠팔월(七八月)과 달리 ‘十月(십월)’을 시월로, ‘五六月(오륙월)’을 오뉴월로, ‘九十月(구십월)’을 구시월로, ‘初八日(초팔일:음력 4월 8일 지칭)’을 초파일로 발음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글 맞춤법 제52항은 ‘유월, 시월, 오뉴월, 구시월, 초파일’ 등과 같이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은소리를 표준말로 삼은 것이다.
 
오륙십(五六十), 십일(十日), 팔일(八日) 등은 모두 본음 그대로 읽지만 ‘육월, 십월, 오륙월, 구십월’ 등과 같이 사용하는 것은 어법에 어긋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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