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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대도 데이터 무제한 … 요금제 빅뱅 오나

중앙일보 2018.05.31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KT가 30일 월 4만9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데이터 제공량도 통화·메시지처럼 무제한으로 바뀌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통신비 압박에 파격 대응
KT, 용량 제한 없이 속도만 차등
로밍도 국내 요금으로 1초당 부과

SKT 회원 할인 한도 폐지 이어
LGU+도 최근 무제한 로밍 서비스

KT가 이날 선보인 ‘데이터온(ON)’ 요금제는 월정액 요금과 상관없이 데이터 이용량 한도를 완전히 없앴다.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3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총 아홉 가지로 나뉘어 있던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톡(4만9000원)·비디오(6만9000원)·프리미엄(8만9000원) 등 세 가지로 단순하게 바꿨다. 2015년 5월 이통 3사가 일제히 통화·문자는 무제한 제공하되 데이터 이용 한도별로 요금을 구분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데이터 제공량도 무제한으로 바뀌는 것이다.
 
가장 저렴한 ‘톡’ 요금제 이용자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다만 데이터 사용량이 3GB를 넘으면 속도가 1Mbps로 줄어든다.
 
이날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기자간담회에서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상무)은 “1Mbps도 메신저나 인터넷 서핑을 할 때 지장이 없는 속도”라며 “SD(표준화질)급의 영상은 무리 없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월 6만9000원의 ‘비디오’ 요금제는 한 달에 100GB 이상을 쓰면 5Mbps로 속도가 줄어든다. 기존 ‘데이터 선택 65.8’ 요금제(월 6만5890원)가 한 달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 속도 제한이 생겼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속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이 10배 늘어난 셈이다. 종전 월 3만2890원과 월 4만3890원 요금제는 한 달에 데이터를 각각 300MB, 2GB밖에 쓸 수 없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장 비싼 월 8만90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데이터 이용 한도와 속도 제한이 아예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출시한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월 8만8000원)도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스포츠 경기나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등 데이터 수요가 늘자 통신사들이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는 것이다.
 
이번에 KT가 저가 이용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LTE베이직’ 요금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와 비슷한 구성이다. 월 3만3000원에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매월 1GB의 데이터를 준다. 남은 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할 수도 있고, 다음달 데이터를 앞당겨 쓸 수도 있다.
 
선택 약정 할인을 받으며 LTE베이직 요금제를 쓰면 월 2만4750원만 내면 된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추진안(월 2만원대, 데이터 1GB·음성 200분)보다 혜택이 더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정부가 도입하려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가입자의 이용 성향을 분석해 만든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이통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LG유플러스도 비슷한 혜택·요금의 요금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굳이 보편요금제 출시를 법안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번에 해외 로밍 서비스 요금도 대폭 손질했다. 우선 1분 단위로 과금했던 요금을 1초당 과금으로 바꿨다. 61초를 통화해도 2분어치를 과금하던 것을 61초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만 과금하게 되는 식이다. 또 30일부터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로밍 국가의 음성통화 요금에 국내와 똑같은 1초당 1.98원을 적용한다. 기존 로밍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해졌다. 또 200kbps 속도로 해외에서도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데이터 로밍 하루 종일 톡’ 요금도 하루 7700원에서 3300원으로 절반 가격이 됐다.
 
올해 들어 이통사들은 파격적인 요금 인하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멤버십 연간 할인 한도 폐지 ▶매일 로밍 통화 3분 무료 제공 ▶약정 할인 반환금 유예 제도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도 속도·용량에 제한이 없는 데이터 요금제와 새 해외 로밍 요금제를 연거푸 도입했다. 이통사들이 앞다퉈 요금 할인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선택 약정 할인율 25%로 상향 ▶노인·저소득층 요금 감면 ▶보편요금제 도입(규제개혁위원회 통과)안을 밀어붙이자 통신사들은 “우리가 알아서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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