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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로 흑자 본 삼성, 적자 본 LG…이유는 “화면 크기”

중앙일보 2018.05.30 02:0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판) 시장의 쌍두마차인 삼성과 LG의 희비가 갈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영업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7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었다. 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감소한 5조6752억원이다. 983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올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로 만든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전기 등 에너지를 쏘면 올레드 입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 유닛이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보다 화질이 좋을 뿐 아니라 얇고 가볍다.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한 LCD와 달리 OLED는 입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한 LCD와 달리 OLED는 입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올레드 패널 강자인 두 업체의 성적표가 갈린 데는 패널 크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레드는 크기에 따라 생산 원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 마킷에 따르면 초고화질(UHD·3820x2160화소) 올레드 TV 패널(55인치)의 제조원가(지난해 4분기 기준)는 대당 평균 538달러(약 57만8000원)다. 같은 사양의 LCD 패널 원가(227달러)의 2.4배 수준이다.  
 
올레드 화면 커질수록 원가 경쟁력 낮아져  
 
이는 올레드 TV 패널 재료비가 70% 정도 더 비싸고, 생산라인의 감가상각비도 LCD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반면 쿼드 HD(QHD·2560x1440화소)급의 스마트폰용 5.5인치 올레드 패널의 생산 원가는 18.6달러(약 1만9980원)다. 같은 사양인 LCD의 1.3배 수준이다. 감가상각비를 따지지 않더라도 55인치 TV용 올레드 패널 생산원가는 LCD의 1.6배, 스마트폰용 패널은 LCD와 같은 수준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올레드 패널 크기가 클수록 원가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같은 제품을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강자다. 세계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 점유율이 95%다. 주로 6인치를 넘지 않는 스마트폰용 올레드 패널을 생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강자다. TV나 전광판같이 큰 패널을 주로 만든다. 올 1분기 희비가 엇갈린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TV나 전광판 같이 대형 OLED 강자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초대형 올레드 사이니지.

LG디스플레이는 TV나 전광판 같이 대형 OLED 강자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초대형 올레드 사이니지.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대형에 집중하면서 중소형 올레드에도 투자해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는 LCD 사업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물량을 쏟아내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한 2013년부터 올레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미래 올레드에 달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20조원을 올레드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LG전자, 소니 등 15개 업체에 TV용 올레드 패널을 공급한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CTO(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은 사내 블로그에 “우리의 목표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올레드만의 장점을 이용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올레드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가격도 상승세인 만큼 수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 강자다. 삼성전자 갤럭시S9(왼쪽)과 LG전자 V30S 씽큐.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 강자다. 삼성전자 갤럭시S9(왼쪽)과 LG전자 V30S 씽큐.

삼성디스플레이도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공급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이른 만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소형 올레드 패널은 현재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소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자동차) 등 주요 부품으로 전자장비가 대거 투입되는 차세대 자동차가 등장하고 있어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CD패널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의 미래 성장은 올레드에 달려 있다"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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