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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딜레마, 비핵화 협상 과정 미 군사옵션 카드 사라질 우려

중앙일보 2018.05.30 00:49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에 전시된 6·25전쟁 휴전협정서 사본. 서명을 한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과 김일성 북한군 최고사령관, 펑더화이 중공 인민지원군 사령관의 이름이 보인다. [박유미 기자]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에 전시된 6·25전쟁 휴전협정서 사본. 서명을 한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과 김일성 북한군 최고사령관, 펑더화이 중공 인민지원군 사령관의 이름이 보인다. [박유미 기자]

5·26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북·미회담 뒤 선언 기대
트럼프는 관련 발언 아직 안 내놔
일각 “평화협정은 핵폐기 시점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상호 불가침 약속을 다시 하거나,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을 실무 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3조 3항)고 명시했다. 시한까지 못 박았다. 외교부에서도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의 법적 의미와 내용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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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과는 온도차가 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종전선언을 함께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나 반응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볼 때 종전·평화 체제는 ‘비핵화’라는 큰 수레바퀴에 따라 도는 작은 바퀴지만 우리 정부는 큰 바퀴 두 개(평화체제·비핵화)를 돌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비핵화 협상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어 하는 미국 입장에선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군사옵션 카드를 내려놔야 하는 부담이 있다.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되면 비핵화 협상을 블랙홀처럼 흡수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종전선언까지 진도가 안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밀어붙이자 미국은 “평화조약과 미·북 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전이 없었다.
 
당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평화협정은 비핵화 보상의 핵심이므로 협정의 발효 시점은 비핵화 완료가 검증되는 시점과 연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천 이사장은 “법적 종전은 평화협정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데 굳이 왜 종전선언이 필요한지 미국을 이해시키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에는 중국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가 요즘 계속 ‘남·북·미 3자 선언’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종전선언은 남·북·미가 할 수 있지만 평화협정은 전쟁 상태를 끝내겠다는 공식적인 종결의 의미가 포함되기 때문에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이 포함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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