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돈 사태에 깊은 책임감"…연구ㆍ생산과정 공개한 시몬스

중앙일보 2018.05.29 17:21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한국 시몬스 연구센터의 섬유 분석실에서는 소형 냉장고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가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인다. 기계 안에는 침대 메트리스 원단이 놓여있다. 원단 위 놓인 에어펌프 관은 내부 공기를 끌어모아 기계 바깥에 놓인 또 다른 기계로 전달한다. 이 검은색 기계는 전달된 공기에 라돈이나 토론 같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를 5분 단위로 측정한다.  
 
시몬스는 최근 이 장비를 연구실에 새로 들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 장비를 보유한 곳은 국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밖에 없었다. 라돈 침대 사태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문의가 끊이지 않자 마련한 조치다. 시몬스는 29일 이 장비를 포함해 시몬스 침대의 생산과 연구가 이뤄지는 장소인 ‘시몬스 팩토리움(SIMMONS Factorium)’을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시몬스 침대는 모두 여기서 만든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업계 종사자로서 라돈 이슈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며 연구와 생산 시설을 공개했다. [사진 시몬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업계 종사자로서 라돈 이슈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며 연구와 생산 시설을 공개했다. [사진 시몬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침대 판매업체의 생산시설과 제조과정을 공개하라는 국민 청원 게시판을 보면서 업계 종사자로서 최근 이슈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며 “팩토리움은 저희에겐 심장과도 같은 중요한 곳이고, 아직 마무리 공사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를 조금이나마 안심시켜드리기 위해 가감 없이 공개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팩토리움은 생산시설뿐 아니라 매트리스와 관련된 연구와 각종 실험, 기술 개발, 물류처리 시설을 모두 갖춘 곳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1500억원을 들여 준비해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7만4505㎡(2만2538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침대 생산시설이다.
 
이날 가장 먼저 공개한 공간은 수면연구 R&D 센터다. 총 200억원을 투자한 이곳에는 총 41가지 테스트 장비와 시설을 통해 매트리스 1개 당 250개가 넘는 실험을 진행한다. 매트리스 1개가 이 실험을 모두 거치려면 보통 3개월 정도 걸린다.  
 
R&D 센터에서 안전과 가장 밀접한 공간은 화학 분석실과 섬유 분석실이다. 화학분석실에서는 매트리스 원단과 내장재, 목재 가구 등에서 나올 수 있는 환경호르몬 성분 포름알데히드를 극소량까지 세밀하게 측정한다. 바로 옆 섬유 분석실에는 라돈 측정 외에도 습기 배출과 공기 투과에 대한 테스트도 함께 이뤄진다.  
 
경기도 이천의 시몬스 팩토리움 전경. [사진 시몬스]

경기도 이천의 시몬스 팩토리움 전경. [사진 시몬스]

 
시몬스는 세계 유일의 매트리스 시험 방식인 ‘롤링 테스트’도 공개했다. 완성된 매트리스 위에 최대 140kg 무게의 육각형 모양의 원통 롤러를 굴리면서 원단이 얼마나 견디는지, 스프링이 휘어지지 않는지 등을 관찰한다. 1분에 15번꼴로 총 10만 번 이상 롤러를 굴려도 이상이 없어야 합격이다. 시몬스는 한국산업표준(KS)외에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의 규격까지 뛰어넘는 강도의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맞은편 인공기후실에는 매트리스 연구 전용 써멀(thermal) 마네킹이 모습을 드러냈다. 33개의 센서가 장착돼 있어 인체의 각 부위별 체온을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데 이를 매트리스 연구에 적용한것은 시몬스가 처음이다. 써멀 마네킹의 측정을 바탕으로 침실의 기온과 습도가 변해도 매트리스의 쾌적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원단과 내장재의 조합을 연구한다.
 
시몬스 팩토리움 생산시설. [사진 시몬스]

시몬스 팩토리움 생산시설. [사진 시몬스]

 
생산 공정에서도 안전과 청결을 강조했다. 원자재를 고르고 최종 검수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만든 1936가지 품질관리 항목을 거쳐야 소비자에게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팩토리움으로 생산 공정을 옮기면서 컨베이어 벨트도 바꿨다. 권오진 시몬스 매트리스 스페셜리스트는 “혹시라도 녹이 슬어 매트리스에 묻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반 파이프 소재에서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수 소재로 설비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팩토리움에선 하루에 최대 1000개 이상의 매트리스를 만들 수 있지만,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평균 600~700개만 제작한다.
 
안 대표는 “자체 보유한 연구 및 실험시설에 대해 정부의 사용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흔쾌히 개방하고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