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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 교내 총기사고 사망자, 이미 지난해 뛰어넘었다

중앙일보 2018.05.29 13:43
 
미국의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이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에서 10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은 총격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도 안돼 인디애나주 노블스빌 웨스트 중학교에서 또다시 총격사건이 발생해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사망자 25명에서 올해 이미 40명
가벼운 논쟁에도 총 꺼내는 상황 다반사
총기규제법 강화, 미 의회 의견 수렴 안돼

 
지난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산테페 고교에서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학부모들이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산테페 고교에서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학부모들이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에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교에서 총기 난사가 벌어져 1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부모들도 가장 안전해야할 학교에서 이같은 교내 총기사고가 잇따르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28일(현지시간) 인터넷뉴스매체인 ‘복스(Vox)’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생한 교내 총기사고 28건으로 40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 이는 지난해 44건의 총기사고로 25명이 죽고 60명이 부상한 살상 기록을 이미 뛰어넘었다. 아직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올해가 교내 총기사고로 오명을 남길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배경이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서 총기를 이용한 살인사건 발생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렇지만 올해 교내 총기사고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인구 100만명 가운데 총기로 숨진 희생자수. 미국이 압도적이다. 자료=가디안

인구 100만명 가운데 총기로 숨진 희생자수. 미국이 압도적이다. 자료=가디안

유엔 자료를 모아서 가디언이 만든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 가운데 총기로 숨지는 미국인은 29.7명이었다. 2위인 스위스(7.7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캐나다(5.1명)에 비해서도 6배 정도 많은 수치이고, 독일(1.9명)과는 비교가 힘들 정도다.
 
총기 난사에 따른 희생자수는 전체의 2% 미만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발생건수에서 보면 여전히 압도적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전체의 5%에 못미치지만 총기난사범의 31%가 미국인이었다.
 
미국이 총기사고 발생 건수 면에서 압도적인 이유는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총기 수가 많기 때문이다. 2007년 미국의 민간 소유 총기 수는 100명당 88.8개였다. 성인으로 따지면 한 정 이상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세계 2위 국가는 예멘의 54.8개로 기록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프랭클린 짐링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범죄율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에서는 총기 때문에 치명적인 폭력을 부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짐링 교수는 “도둑질과 같은 개인적인 범죄에 총을 사용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 뉴욕시의 경우 다른 도시에 비해 비슷한 수준의 범죄를 54배나 치명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즉,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친구와 가족간에 논쟁을 벌이다 싸우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분노한 누군가가 총을 꺼내 상대방을 죽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컬럼바인 사건 19주년을 맞아 시애틀 일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총기폭력없는 사회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컬럼바인 사건 19주년을 맞아 시애틀 일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총기폭력없는 사회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국 정답은 좀더 강력한 총기규제법 마련인데, 미 의회내에서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교내 총기사고를 수차례 경험한 청소년들이 미 전역에서 들고 일어나는 배경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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