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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 '사이즈'는 얼마입니까

중앙일보 2018.05.29 07:00 종합 18면 지면보기
[더,오래] 김형수의 이지아이(4)
라식을 포함해 아이들 혹은 본인의 시력과 관련한 상담 전화를 받아보면 대부분 자기 눈의 도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라식을 포함해 아이들 혹은 본인의 시력과 관련한 상담 전화를 받아보면 대부분 자기 눈의 도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퇴근길에 대학병원 외과 교수로 있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어이 김 교수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무슨 일로 친히 전화를 다 주시고."
"나야 맨날 똑같지 뭐. 집 병원 집 병원, 바쁠 테니 뭐 하나만 빨리 물어볼게."
"뭔데"
"우리 와이프가 나이가 41살인데 라식을 하고 싶대. 해도 되나 싶어서 말이야"
"그래? 할 수는 있는 나이지. 근데 눈 도수는 얼마나 되는데?"
"눈 도수? 잠깐만 …"
 
전화기 너머로 친구 부부의 대화가 들린다.
"여보 자기 눈 도수가 얼마나 돼? 친구가 물어보네."
"눈 도수? 몰라. 그냥 마이너스라고만 알고 있는데…"
 
교수 친구가 다시 전화기로 나에게 말을 한다.
"와이프가 눈 도수 잘 모른다는데…."
"도수를 알면 좀 더 자세히 말할 수 있는데. 그럼 너 쉬는 토요일에 우리 병원에 같이 함 와라. 눈 검사 해보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케이. 스케줄 보고 와이프랑 토요일에 한번 갈게. 다시 연락하마."
 
한 달에 한두 번꼴로 오는 전화다. 라식을 포함해 아이들 혹은 본인의 시력과 관련한 상담 전화인데, 결정적으로 자기 눈의 도수를 몰라 명쾌하게 상담을 못 마치고 전화를 끊고 마는 경우가 많다.


눈 ‘사이즈’는 시력 도수를 의미 
눈 사이즈는 근시냐 원시냐 난시냐의 시력 도수를 말한다. [중앙포토]

눈 사이즈는 근시냐 원시냐 난시냐의 시력 도수를 말한다. [중앙포토]

 
우리는 본인의 키, 몸무게, 허리둘레, 옷 사이즈, 발 사이즈는 정확하게 알고 있다. 심지어 해외 직구를 즐겨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가 미국 사이즈나 영국 사이즈로는 얼마인지까지 훤히 꿰고 있다. 
 
현재 우리의 실생활에 있어 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눈이지만 정작 자신의 눈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분 중 일부는 ‘대체 눈 사이즈라는 게 뭐야? 얼마 전 건강검진 때 체크한 0.7, 0.8 이런 게 눈 사이즈 아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말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정확하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0.7, 0.8은 시력(視力)이다. 
 
눈 사이즈는 이러한 시력이 나오는 눈의 상태, 즉 근시냐 원시냐 난시냐의 시력 도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의 시력이 같은 0.5라도 한 사람은 근시로 인해, 또 한 사람은 원시로 인해 두 사람의 눈 사이즈는 180도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럼 눈 사이즈(시력 도수)란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시력 도수는 디옵터(Diopter)란 단위로 그 양을 나타내며 크게 구면 도수와 난시 도수로 표시한다. 구면 도수는 우리가 동공을 통해 보는 사물의 상이 눈의 어디에 맺히느냐로 측정한다.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면 0 디옵터로 표시하고 이를 정시라 한다. 망막의 앞에 맺히면 –디옵터로 표시하고 이를 근시라고 한다. 망막의 뒤에 맺히면 +디옵터로 표시하고 이를 원시라고 한다.
 
각막이 타원형일수록 난시 도수 심해  
각막이 완전한 구형이면 난시가 없는 것이고, 타원형의 형태가 심해질수록 난시 도수는 증가한다. [중앙포토]

각막이 완전한 구형이면 난시가 없는 것이고, 타원형의 형태가 심해질수록 난시 도수는 증가한다. [중앙포토]

 
난시 도수는 흔히 검은 동자라고 하는 각막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각막이 완전한 구형이면 난시가 없는 것이고, 타원형의 형태가 심해질수록 난시 도수는 증가한다. 위의 설명이 다소 어렵다면 다른 것은 다 잊어버리고 이것만 기억하고 알아두자. 내 눈이 원시인지, 근시인지, 또는 난시인지, 그리고 있다면 몇 디옵터나 되는지 말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냥 이란 말처럼 우리 몸에 있어 9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눈이다. 자신의 눈 사이즈는 알고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눈 관리의 첫 발걸음이 아닐까.
 
김형수 안과전문의 theoreey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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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김형수 안과전문의 필진

[김형수의 이지아이(Easy eye)] 가깝지만 왠지 선뜻 안 가게 되는 안과. 그 문턱을 맞추기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물어보는 질문을 안과의사가 시원하고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모두의 건강한 눈, 행복한 눈빛을 위한 이지아이(easy eye), 지금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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