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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데이터 무제한 ‘로밍 꼼수’ 사라진다

중앙일보 2018.05.29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로밍 요금제를 28일 출시했다.
 

LGU+, 첫 용량·속도 무제한 상품
하루 1만3200원, 나눠 쓸 수도 있어
‘조금만 써도 굼벵이’ 고객 불만 개선
SKT·KT도 서비스 정책 손질 나서

LG유플러스의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는 하루에 1만3200원(부가세 포함)으로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로밍 이용 국가 37개국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많이 쓰는 ‘데이터 헤비 유저’들이 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스마트폰의 테더링(외부 기기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활용하면 여행·출장을 같이 다니는 주변 사람들과도 무상으로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장효준 LG유플러스 홍보팀 선임은 “각각 데이터 로밍 요금제(하루 1만1000원 요금제 기준)를 가입했던 4인 가족이 이제는 한 명만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하고 테더링을 통해 데이터를 나눠 쓰면 된다”며 “하루에 4만4000원을 냈다면 이제는 1만3200원만 내면 돼 3만원 이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도 SK텔레콤, KT와 LG유플러스는 ‘무제한 데이터로밍’ 요금제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요금제 이름에 ‘무제한’이 들어가 있지만 진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루에 로밍으로 데이터 100MB 이상을 쓰면 속도가 200Kbps로 크게 느려졌기 때문이다.
 
200Kbps 속도에서는 네이버와 같은 포털 초기 화면이 뜨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동영상 등은 열어보기도 힘든 수준의 느린 속도다. 통신사들의 꼼수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면서 통신사들은 요금제 이름에서 ‘무제한’을 슬그머니 없앴다.
 
소비자들은 로밍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도 크다. 현재도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는 분 단위로 통화 요금을 책정한다. 61초를 사용하면 비록 단 1초를 넘었지만 2분을 사용한 사람과 똑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라오스·몰디브 등 국가별 통화 요금이 분당 6000원을 넘는 곳에선 통화량에 따라 로밍 요금이 만원 단위로 크게 늘어나기 십상이다.
 
로밍 이용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불만도 커지자 통신사들은 최근 들어 요금제를 전폭적으로 손질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모든 로밍 이용 고객에게 하루 3분 무료 음성·영상 통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를 방문하는 소비자면 누구든지 무료 통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외에서 30분까지 한 음성 통화에 대해서는 최대 1만원만 정액 과금하기로 했다. KT는 이르면 하반기에 로밍 음성 통화 요금 과금 단위를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바꿀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로밍 요금을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이번에 무제한 로밍 요금제를 내놓은 것 외에도 정액 로밍 요금제를 쓰는 이용객에게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3일·5일·10일 등 이용 기간에 따라 데이터를 각각 1.5GB·2.5GB·3GB 제공하던 ‘맘편한 데이터팩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각각 2GB·3GB·4GB로 최대 30%씩 늘렸다.
 
통신사들이 뒤늦게 로밍 요금제 혜택을 늘리는 데는 해외 유심칩·와이파이 도시락 등 소비자들이 굳이 로밍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데이터를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 현지에서 15일간 4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유심칩은 한국에서 4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칩은 미국 통신사 T모바일에서 판매하는 유심칩이다. 원래 사용하던 스마트폰에 유심칩을 끼우면 현지에서도 쓸 수 있다.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못 받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데이터 위주로 사용한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로밍 에그’ ‘와이파이 도시락’ 등도 데이터 로밍 요금제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루에 8800원을 내고 기기를 빌리면 같이 다니는 일행 5명까지 동시에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로밍 요금을 인하하려는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과 28일 양일간 일본 도쿄에서 한·중·일 정보통신기술(ICT) 장관 회의에 참석해 3국간 로밍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3국간 로밍 요금을 손질해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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