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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유해한 활성산소 없애 세포 보호하는 천연 셀레늄의 보고

중앙일보 2018.05.29 00:02 9면 지면보기
 수백 년 동안 아마존 원주민의 중요한 식량 자원이 된 신비의 열매가 있다. 아마존 밀림에서 자라는 견과류인 ‘브라질너트’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셀레늄이 풍부해 수퍼푸드로 떠올랐다. 셀레늄 섭취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브라질너트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셀레늄 보충에 효과적인 브라질너트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아봤다. 
 

브라질너트 영양학

‘천연 셀레늄의 보고’. 이는 브라질너트에 붙는 수식어다. 셀레늄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필수영양소로 지정한 미네랄이다. 셀레늄이 영양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 계기는 1957년 미국 국립보건원 크라우스 슈바르츠 박사의 연구를 통해서다. 당시 슈바르츠 박사는 셀레늄이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가 일반 사료를 먹은 쥐보다 간경변이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굴·참치보다 월등히 많은 셀레늄
 
셀레늄은 우리 몸속에서 항산화 역할을 하는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의 주성분이다. 활성산소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해독 작용과 면역 기능을 증진시켜 각종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셀레늄은 체내 활성산소를 줄여준다. 활성산소는 호흡할 때 체내로 들어온 산소가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이는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방해한다. 활성산소가 쌓이면 체내 세포가 망가져 쉽게 피곤하고 노화도 빨리 온다. 암·심근경색증·당뇨병·뇌졸중 같은 중대 질병 대부분은 활성산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레늄 성분이 ‘유해 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기능성을 인정했다.
 
 브라질너트에는 셀레늄뿐 아니라 식이섬유·칼륨·마그네슘 같은 필수영양소가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셀레늄 함량이 가장 높다. 미국 농무부(USDA)에 등록된 6898개 식품 중 셀레늄 함량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너트 1알(4g)에는 약 76.68㎍(USDA 기준)의 셀레늄이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셀레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굴(77㎍/100g)·참치(90.6㎍/100g)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양이다.
 
 셀레늄의 효능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96년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중대 질병에 걸리지 않은 평균 나이 63세 남성 1321명을 대상으로 하루 200㎍의 셀레늄을 장기간 복용하도록 한 결과 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률이 전립샘암 63%, 대장암 58%, 폐암 46% 감소했다.
 
 2015년 유럽영양학지에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브라질너트 섭취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실린 논문이 실렸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 상태보다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60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 31명이 매일 브라질너트 1알을 6개월 동안 섭취한 결과 혈중 적혈구 내 셀레늄이 증가해 셀레늄 결핍 증상이 사라졌다. 또 언어 유창성, 구성 행동 검사 결과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셀레늄이 부족하면 근육통·근육소모·심근증 같은 각종 증상이 나타난다. 토양 성분이나 식이섭취 패턴에 따라 풍토병 형태로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토양이나 물에 셀레늄이 부족하면 식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결핍 증상이 나타난다.
 
 35년 중국 헤이룽장성 케샨 마을에서 발생한 케샨병이 대표적이다. 피로, 심부전증, 심계항진, 식욕 저하, 심폐 기능 저하, 심장병, 출혈성 심장 쇠약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주로 출산을 앞둔 여자와 아이가 걸렸는데 이들은 토양·물 등의 셀레늄 함유량이 매우 적은 지역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셀레늄 결핍으로 인한 또 다른 질병은 카신베크병이다. 사춘기 직전이나 사춘기에 나타나는 풍토성 골관절염이다. 연골 세포가 괴사하는 증상으로 무릎관절 손상 및 변형, 경직, 골관절 손상, 성장발육 억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 50~200㎍
 
셀레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WHO와 FAO가 발표한 셀레늄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50~200㎍이다. 암 예방을 위한 섭취 권장량은 이보다 조금 높은 500㎍ 수준이다. 식품 속 셀레늄은 토양 속 셀레늄 함유량에 영향을 받는다. 같은 종류의 채소·곡류여도 재배된 토양의 셀레늄 함유량에 따라 그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셀레늄 함량이 낮은 화강암과 현무암이 전 국토의 70%를 차지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셀레늄 양이 부족하다. 한국 성인 남녀의 셀레늄 1일 권장 섭취량은 50㎍, 상한 섭취량은 400㎍이다. 그러나 실제 섭취량은 이에 못 미치는 42㎍ 수준이다. 브라질너트를 하루에 2~5알 정도 섭취하면 부족한 셀레늄을 보충할 수 있다. 브라질너트는 생으로 먹는 게 좋다. 열을 가하면 셀레늄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잘게 다져서 요구르트에 곁들이거나 곱게 갈아 드레싱으로 뿌려 먹으면 고소하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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