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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서훈 등급(3등급) 올리고, 순대길 대신 '유관순 거리' 만들자"

중앙일보 2018.05.28 10:42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 위상 높이기 운동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유 열사 서훈 등급 올리기 위한 국민청원이 전개되고 유 열사가 독립만세운동을 한 천안시 병천면 옛 아우내 장터 거리를 유관순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관순 열사 표준 영정 [사진 충남도]

유관순 열사 표준 영정 [사진 충남도]

 

2019년 3.1독립운동 100주년 맞아 기념사업 추진 활발
3등급인 서훈 올리고, 병천 만세운동하던 곳을 유관순 거리로

유관순기념사업회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유 열사의 서훈등급을 높여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지난 25일 현재 8175명이 참여했다.
19대 국회 때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정치 현안에 묻혀 미뤄지다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충남도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남궁영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유 열사의 독립운동 위업이 상훈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고 정부도 여기에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며 "서훈이 격상되고 위업이 보다 널리 기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일절인 지난 3월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유관순 열사 등의 복장을 한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일절인 지난 3월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유관순 열사 등의 복장을 한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1962년 독립유공자 서훈등급(1∼5등급)을 정하며 유 열사에게 3등급인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구· 이승만 ·안창호 등 30명이 1등급(대한민국장), 이동녕·신채호· 이범석 등 93명이 2등급(대통령장)에 추서됐다. 3등급에는 유 열사를 포함해 823명이 포함됐다. 개인 서열을 구분하지 않지만, 등급 결과만 놓고 보면 유 열사는 123번째를 넘어서는 것이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 순대거리. 이곳은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하던 곳이다. 천안시민들은 이 거리 이름을 유관순 거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방현 기자

충남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 순대거리. 이곳은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하던 곳이다. 천안시민들은 이 거리 이름을 유관순 거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방현 기자

유 열사는 3·1운동으로 이화학당이 폐쇄되자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내려와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1심 재판에서 5년형, 2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옥중투쟁을 하다 고문으로 18세에 순국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이 대부분 1년 6개월에서 3년 형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유 열사는 삶은 훨씬 기구했다.  
류정우(79)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은 “서훈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2014년까지 매년 9월 28일 열리는 유 열사 추모제에 대통령 화환조차 오지 않았다”며 “3등급뿐 아니라 1, 2등급 중에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 있는 걸 고려하면 유 열사의 등급 격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 순대거리 모습. 주민들은 이 거리 이름을 '유관순 거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방현 기자

충남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 순대거리 모습. 주민들은 이 거리 이름을 '유관순 거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방현 기자

천안시도 다양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시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 국내외 학술대회, 기념물 설치, 사적지 정비 등이다. 시는 이들 사업을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만세운동이 펼쳐지던 병천면 일대는 유 열사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월간 ‘언덕길 사람들’ 김광선(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대표는 “유 열사가 만세 운동을 하던 병천면 병천리 일대는 순댓국밥집 거리가 된 지 오래됐다”며 “이 일대 500m 정도의 거리 이름이라도 ‘병천순대거리’에서 ‘유관순 거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일대는 천안시가 1998년 순대를 특색음식으로 지정하면서 순대국밥 집 20여곳이 성업중이다. 
만세운동 당시에 있던 병천면사무소는 1997년 무렵 천안시가 민간에 매각, 지금은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병천면 병천리에 있는 '아우내 독립문세운동 기념공원'. 공원 안내판의 버튼은 고장나 작동하지 않고 있다. 김방현 기자

병천면 병천리에 있는 '아우내 독립문세운동 기념공원'. 공원 안내판의 버튼은 고장나 작동하지 않고 있다. 김방현 기자

 
이와 함께 주민들은 유관순 생가가 있는 용두2리는 ‘유관순 마을’로, 유관순 기념관을 ‘유관순 학교’로 지정해야 한다고 한다. 천안시 최광용 문화체육과장은 “유관순 길로 이름을 바꾸고 유관순 열사 기념품 가게 등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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