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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행동 외교 아니다···참 이해못할 서양인"

중앙일보 2018.05.28 10:3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가짜 뉴스’로 면박을 당한 뉴욕타임스(NYT)가 반격에 나섰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일침도 가했다.

트럼프의 롤러코스터 행보 맹비난
북한이 도발로 응수했다면 한반도 전쟁도 가능
트럼프로부터 '가짜뉴스'로 지목된 뒤 반격나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트럼프 아닌 문 대통령"

 
NYT는 27일(현지시간)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의 ‘트럼프의 롤러코스터에 앉아서’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사이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내린 결정에 대해 맹비난과 함께 우려의 시선을 전했다.
 
뉴욕타임스 사옥.

뉴욕타임스 사옥.

우선 크리스토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취한 행동은 외교가 아니었다”면서 “리더로서 북한과 관련해 매우 위험한 길잡이였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없다는 편지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전달한 것은 ‘외교적 무례’였을 뿐 아니라, 한번 취소한 일정을 다시 되살리는 의사결정 역시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해보지 못한 ‘반전’이라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NYT 컬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NYT 컬럼니스트

 
그러면서 크리스토프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서양인(man, those inscrutable Occidentals!)”이라고  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NYT 계정을 태그하며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한 반박성으로도 비춰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시간과 준비 부족으로 12일은 불가능 하다’고 전한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또다시 틀렸다! 가짜가 아닌 제대로 된 정보원을 이용해 보도하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26일 트윗.

뉴욕타임스를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26일 트윗.

 
NYT 칼럼 또한 만만치 않게 강성으로 이뤄졌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히려 더 어른스럽고 정치인다웠다고 꼬집기도 했다. 만약에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편지에 불만을 품고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무력옵션을 내세워 한반도를 ‘제2의 한국전쟁’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이나 한국이 더 이상 경제적으로 북한을 옥죄기 힘든 사정이고, 미국의 의도대로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기 힘든 만큼 미국 스스로 전쟁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상대방을 절벽 끝으로 몰아붙이는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인 성향을 과시하면서 ‘협상의 달인’으로도 비춰질 수 있지만, 롤러코스터 뒷자리에 앉은 미국과 한국 국민은 두려움 속에 떨수 밖에 없는 주말이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칼럼은 스탠퍼드대의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핵실험 장소를 폭파한 직후 정상회담 취소 통보를 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또다른 도발을 선택할 수도 있는 여건이었지만, 다행히 북한이 꼬리를 내리고 ‘싱가포르행’을 택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롤러코스터 행보에 많은 역할을 한 인물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꼽았다. 크리스토프는 “지금까지 볼튼은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대해왔다”면서 “결론은 늘 전쟁과 같은 폭압적인 방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노벨상에 전쟁도발 분야가 있다면 당연히 볼튼의 몫”이라고 비꼬았다.
 
크리스토프는 다음달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가 사라진다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해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가장 애쓴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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