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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손도끼 차고다녔다···강남 덮친 묻지마살해 공포

중앙일보 2018.05.28 01:04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20대 무직 남성이 처남·매부 사이인 60대 경비원 2명을 잇따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1시간 뒤 파출소 찾아가 자수
“정신병 약 복용, 환청 들려” 횡설수설

무직에 전과 없고 음주도 안 해
사이코패스 묻지마 살인 여부 조사
숨진 경비원 2명은 처남·매부 사이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소재 G오피스텔 경비원 살해 혐의(살인)로 이 오피스텔 주민 강모(28)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6일 오후 9시쯤 지하 1층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60대 경비원 2명을 순차적으로 흉기로 찔렀다. 경찰 관계자는 “두 경비원이 각각 1층과 지하주차장을 담당하다 관리사무소 앞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 때 범행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10시 20분쯤 범행 장소와 750m 가량 떨어진 서울 수서서 대왕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자수했다. 자수 당시 강씨는 “조금 전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으며 그는 직업이 없고 전과기록도 없었다”고 전했다. 범행 전 음주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검거 당시 경찰 조사과정에서 “위층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관리사무소에 민원 제기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확인했더니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은 “강씨가 조사과정에서 ‘정신병으로 약을 먹어왔다. 환청이 들린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강씨는 130여 세대 규모의 이 오피스텔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 주거지는 4층이며 약 87㎡(26평) 규모의 복층형 구조라고 한다. 이웃주민들은 평소 강씨의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산만하다고 기억했다. 갑자기 벌어진 살인 사건에 주민들은 술렁거렸다. 오피스텔 식당가 직원 A씨는 “강씨가 공사장 인부들이 들고 다닐 것 같은 주머니에 손도끼를 넣어 허리춤에 차고 다녔다”며 “그걸 이상하게 여겨 당시 옆 편의점 아르바이트 아주머니께 주의하라고 말씀드리니 ‘그거 내 아들이고 정신에 문제 있으니 말 걸지 말고 조심하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입주민 B씨는 “오피스텔 내 층간소음으로 인한 문제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사망한 경비원 두 사람은 사람들에게 늘 친절하게 대해 입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킬만한 점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두 경비원은 처남과 매부 사이였다. 동료 경비원 C씨는 “지난해 2월 매부가 먼저 취업한 뒤 처남을 소개해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망한 경비원들의 시신에 대해 28일 부검을 진행키로 했다. 경찰은 강씨가 숨진 경비원들과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는지를 조사중이다. 또 사이코패스에 의한 ‘묻지마 살인’ 가능성 여부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과 가족 등을 대상으로 강씨의 정신병력 등을 확인해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지아·성지원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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