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조 방해 삼성 ‘QR팀’ 팀장은 임원

중앙일보 2018.05.28 00:55 종합 1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가 자회사의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내려보낸 노조 ‘즉시대응(QR·Quick Response)팀’의 팀장이 당시 삼성전자 임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배후에서 이들을 움직인 ‘윗선’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7일 “팀장을 맡은 삼성전자 임원 A씨를 비롯해 QR팀 관계자들을 최근 불러 조사했다”며 “QR팀이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고 누구에 보고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사·변호사 출신 차출해 설립
검찰, 보고 받은 윗선 집중 수사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 수사팀은 지난 24일 삼성 노조 공작 관련 수사에 착수한 뒤 처음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인사·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실이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방해 공작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검찰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되자 QR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산하 ‘인사지원그룹’ 소속이었다. 노무사·변호사 자격증을 가졌거나 노무 관련 업무를 해온 직원들이 각 부서에서 차출되기도 했다. 노조 파괴 전문업체로 알려진 ‘창조컨설팅’ 출신 노무사 박모씨 역시 이 팀에 소속돼 핵심 구성원으로 활동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QR팀을 ‘통로’ 삼아 노조 와해 공작 지침을 내려보내고 주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서비스 및 협력사들은 이 지침을 충실히 이행, 위장폐업과 표적 감사, 금품 회유 등의 방법으로 노조 방해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QR팀 설립 및 운영에 관여했는지 파악 중이다.
 
최근 구속된 삼성전자서비스 최모 전무 역시 QR팀과 ‘한 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 전무는 협력사 노조 와해 공작인 ‘그린화’ 작업 실무를 총괄하며 협력사 4곳을 기획 폐업시키고 그 대가로 폐업 협력사 사장에게 수억원대의 금품을 불법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