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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사진 암호화폐로 거래 … “몰카 1장에 비트코인 0.001개”

중앙일보 2018.05.28 00:54 종합 14면 지면보기
유튜버 양예원씨의 폭로로 ‘비공개 출사’ 사진 유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중인 가운데 다른 피해자의 비공개 출사 사진이 비트코인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공유” 게시물 수백개 올라와
구매 포인트는 비트코인으로 충전
암호화폐, 불법자료 유통 수단으로
2013~2015년 촬영된 사진 급확산

27일 성인·음란 사이트 G사이트에 접속해보니 ‘비공개 출사 사진을 공유한다’는 게시물 수백여개가 올라와 있었다. 사진을 다운로드 하려면 사이트 전용 포인트가 필요한데 포인트는 현금으로는 안 되고 비트코인으로만 충전할 수 있게 돼 있다.  
 
포인트를 사용해 자료를 내려받으면 자료를 처음 올린 회원에게 포인트가 대가로 지급되는 구조다.  
 
이 사이트에서 비공개 출사 사진을 받으려면 1000 포인트가 필요한데, 1000 포인트는 비트코인 0.001개(약 8100원)에 해당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입하기 어려워하는 회원들을 위해 구매대행 P2P(Peer-to-Peer·개인 대 개인) 거래도 지원하고 있었다. 비트코인을 대신 구입해주는 회원들은 상대방에게서 현금과 함께 별도의 수수료를 챙긴다.  
 
구매할 사람들이 중국산 메신저 서비스 ‘위챗’이나 ‘텔레그램’ 등으로 “코인이 필요하다”는 의사와 함께 페이팔 주소 등을 통해 돈을 전달하면 구매 대행을 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암호화폐 지갑에 코인을 충전해주는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자료 가운데는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나 ‘몰카 사진’ 등도 있었다. 비트코인이 G사이트 같은 음란 사이트에서 불법 자료 거래를 위한 암시장 화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시스템이 불법 사이트에 자리를 잡은 2월 부터 자료 유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주로 2013~2015년 촬영된 비공개 출사 사진이 2월 들어 급격히 유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음란 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을 활용해 회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마련해 비공개 사진 유출 속도도 빨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암호화폐는 이미 불법 자료 유통에 공공연하게 이용되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경찰청은 불법 웹툰사이트 ‘밤토끼’ 운영진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운영진이 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불법 도박 및 성인 사이트 광고비를 암호화폐의 일종인 ‘리플’로 받아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이 챙긴 리플은 2억 3000만원 어치에 달했다. 지난 1일에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이 다크웹을 통해 아동음란물을 유통하고 비트코인 415개(약 4억원)를 챙긴 20대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경찰도 불법자료 유통이 암호화폐를 통해 이뤄지는 탓에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밤토끼 운영진을 검거한 부산경찰청 측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중개상을 통해 국내로 암호화폐를 들여오면 추적이 어렵다”고 말했다.
 
◆카톡 공개로 격해진 ‘진실 공방’=유튜버 양예원(24)씨의 폭로로 시작된 ‘성추행 의혹 스튜디오 사건’은 쌍방의 진실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25일 성추행 및 감금·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스튜디오 실장 A씨가 3년 전 양씨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언론을 통해 공개해서다.  
 
A씨는 “대부분 양씨가 연락이 와서 돈이 필요하다고 (비공개 촬영회를) 잡아달라고 했다”며 “합의된 촬영이었고 컨셉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접 때 미리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씨는 “이미 사진 찍은 거 우리(A씨 측)가 다 갖고 있는데, 그 말은 저한테 협박으로밖에 안들렸다”며 “가장 무서운 건 유출이었다. 내가 저 사람들 심기를 건드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반박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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