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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초, 인구 3억 ‘메르코수르’ 공략 나선다

중앙일보 2018.05.28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미국에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중국엔 ‘사드 갈등’ 등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국내 수출 기업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시장이 있다. 인구 2억9000만 명, 국내총생산(GDP) 2조7000억 달러(2900조원) 규모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4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된 이 경제공동체는 폐쇄적인 대외 개방 정책 탓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럽연합(EU)도 올해로 20년째 협상만 하고 있을 정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25일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을 기념,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동북아시아 첫 무역 협정 협상의 시작이다.
 

KOTRA 무역 전문가 좌담회
브라질·아르헨·우루과이·파라과이
4개국 경제공동체와 FTA 추진
유럽도 20년째 협상 … 장벽 높아
전문가 “윈윈할 분야 찾아야 성공”

사회를 맡은 김두영 KOTRA 혁신성장본부장은 먼저 “올해 3~3.2%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은 중산층이 늘면서 자동차·가전 등 소비재와 미용·헬스케어 제품 구매가 늘고 있다”며 “중남미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류 동호회(658개)가 있는 등 한국 기업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수출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자동차·철강·종합상사 등 주요 업계 관계자들도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에 기대감을 보였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자동차 수출은 미국과 유럽에 전 세계 수출액의 57%(미국 33%, 유럽 24%)가 몰려 있어 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업계는 지난해 메르코수르 국가에 2만대 수준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하면 수출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포스코대우 상무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은 그동안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수입 관세(평균 20%)를 유지해 현지 생산을 하지 않고는 내수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었다”며 “관세가 낮아지면 현지 시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남미 내수시장에 상품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에서 성과를 내려면 통상 제도 전체를 바꾸기보다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산업 부문을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메르코수르는 보호무역주의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대국의 이익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는 분야를 위주로 협상해야 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전체 무역자유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협상보다는 관심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실무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메르코수르의 제조업 분야 민감성과 한국 측의 농·축산 분야 민감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남미에서의 투자 자유화를 촉진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 한국 기업의 남미 시장 지출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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