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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못한 깜짝 회담···文대통령, 중재외교 승부수

중앙일보 2018.05.26 21:5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두번재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두번재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임기 중 두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사전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두번째 정상회담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선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선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회담 개최 사실은 회담이 끝난 뒤 3시간 가량이 지난 후 공개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공지 문자를 통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며 “양 정상은 4ㆍ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ㆍ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 결과는 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직접 발표한다”고 알렸다.
 
 문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며 한국이 자임한 북ㆍ미 중재 외교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한국시간 기준) 북ㆍ미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고, 2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다음날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으로 중재 외교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회담은 우선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이뤄진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접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육성을 김정은에게 전달하며 북ㆍ미간 접점 만들기로 나선 자리였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의 즉석 문답에서 ‘단계적이고 신속한 비핵화’를 꺼냈다.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신속한 비핵화를 분명히 하면서도 단계적이라는 언급을 처음으로 했다. 문 대통령이 신속하면서도 단계적인 비핵화의 마지노선이 무엇인지를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알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대북 전문가는 “문 대통령이 최소한 북ㆍ미 정상회담에 임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에 보여줄 수 있는 성의를 통일각에서 받아왔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ㆍ미 정상회담 때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거론했던 것으로 전혀쟀다.
 
 동시에 북한을 북·미 대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때 합의된 남북 관계 개선 조치를 더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 행사, 6월 이산가족 상봉, 8월 광복절 남북 공동행사,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관한 진전된 내용이 27일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단 청와대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사실을 공개하며 “공지된 내용 이외는 27일 발표하는 것으로 남북이 합의했다”고만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한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간핫라인(직통전화)을 첫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정상 통화가 성사된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ㆍ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인해 상황이 급박해졌던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전날인 25일 오후 개최된 국가안보회의(NSC)에 이례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이때 이미 남북 정상간 대화나 접촉 등 관련 준비에 들어갔던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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