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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 카톡’ 보도는 2차 가해” 수사 관계자 이례적 공개 비판

중앙일보 2018.05.26 17:38
[사진 이동환 총경 페이스북]

[사진 이동환 총경 페이스북]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스튜디오 측이 양씨와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한 데 대해 수사 관계자가 “2차 가해”라며 언론을 공개 비판했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 관계자가 이처럼 언론보도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번 사건 언론대응 창구를 맡은 이동환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총경)은 25일과 26일 이틀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해당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일부 언론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장은 25일 “언론 그러면 안 되지”라면서 “심각한 2차 가해다. 피의자가 여론전 하느라 뿌린 걸 그대로 보도하다니. 경찰에 제출되지도 (않고) 진위도 모르는 걸”이라고 적었다. 스튜디오 측은 이날 A실장의 협박으로 강제로 촬영이 강행됐다는 양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양씨와 A 실장 간 카톡 대화를 공개했고 한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이 과장은 26일에는 “한 매체가 피의자 신분 혐의자가 플레이한 독을 덥석 물었다”며 “심사 숙고는 개나 줘버렸는지 아주 살과 뼈도 바르지 않고 꿀꺽 삼켜서 배설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이 2차 피해가 심각하다고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시경과 취재라인에 보냈는데도 타 언론사에서 마구 주어먹고 있다”고 했다. 2차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보도 자제를 요청했으나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장은 성범죄를 무마하고자 카톡 대화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는 JTBC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나온 한 장면을 언급하며 “전형적 회유와 협박, 물타기 수법이며 드라마에서는 변호사를 통한 개인적 협박이었는데 이건 언론이 확성기를 틀어 증폭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판기도 위폐나 위조 동전은 가린다”면서 스튜디오 측의 주장을 그대로 기사화한 언론에 대해 “생각도 없고 철학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보도된 카톡 내용은 아직 경찰 측에 제출되지 않았다. 이 자료의 진위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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