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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방송 ‘피노키오 코’ 가진 후보자를 탐지하라

중앙선데이 2018.05.26 01:00 585호 27면 지면보기
김정기의 소통 카페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쓴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무  인형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연극, 그림책 등으로 재탄생하며 세계인에게 알려진 캐릭터이다.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의 코는 재미있게도 늘어난다. 피노키오처럼 거짓말로 소통을 할 때마다 사람의 코가 길어진다면 요상한 광경이 속출할 것이다. 코의 길이만 봐도 진짜와 가짜가 판명될 터이니 세상은 투명해질 것이다.

당락만 보는 점쟁이 흉내 말고
가짜 가려내는 감시견 역할해야

 
사람이 거짓으로 상대와 소통하는 행위는 의외로(?) 많아서 소통 행위의 25% 이상이라는 미국의 연구도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에 더하여 빠져나갈 구멍을 확보하고 하는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고의적인 누락과 같은 행위를 포함하면 거짓말의 비중은 더 높아진다. 이에 비해 상대의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는 비율은 54% 정도라는 연구가 있다. 거짓말 탐지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6·13 지방선거가 채 한 달도 못 남았다. 민주사회가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들여서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격렬하되 진정한 논쟁적 소통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막힌 곳은 뚫고, 구부러진 것은 펴고, 잘못된 것은 청산해서 더 나은 분권적  미래로 발전해 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과 가짜 정보가 남발되는 게 선거에 대한 한국사회의 경험이다. 선거공약이행과 관련해 4년 전에 당선된 민선 6기의 경우 68.11점으로 평가됐다.(한국 메니페스토 실천본부) 개인의 거짓말 탐지율 보다는 높지만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총선이나 대선과 다르게 지방자치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풀뿌리 지역주민의 이슈다. 중앙집권적 통치와 서울 중심의 사고에 짓눌려 온 지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거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의 선거보도 관행을 혁신해야 한다. 고작 일회용 후보자 지지율에 대한 판세보도 자료로 쓰일 뿐인 여론조사와 당선예측 및 개표방송을 위해 쏟아 붓는 비용과 인력을 줄여야 한다.
 
대신 지역 유권자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지역 이슈와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의 상관성과 괴리에 대한 조사, 지역의 미래를 위한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분석보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코가 긴 후보자를 가려내는 지혜를 줄 수 있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선거방송은 용한 점쟁이를 흉내 내려는 방송이 아니라 용한 감시견과 안내견 역할을 하는 방송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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