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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주 52시간 이어 최저임금도 심야 전격처리 작전

중앙일보 2018.05.25 11:59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자유한국당ㆍ왼쪽)이 입장하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 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자유한국당ㆍ왼쪽)이 입장하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 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지난 2월 주 5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이어 25일 새벽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국회 환노위의 쟁점 현안이 밤샘 논의 끝에 새벽에 의결되자 국회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해 6월부터 공전을 거듭해왔던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위해 국회 환노위가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연 시각은 24일 밤 10시. 앞서 지난 21일 오후부터 자정을 넘긴 22일 새벽까지 고용노동소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뒤 열린 회의였다.
 
‘최저임금 2라운드’ 역시 진통이 심했다. 여야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식비ㆍ숙식비ㆍ교통비 등 복리후생비의 포함 여부와 산입 방식을 넣고선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꼬인 실타래가 풀렸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끝까지 반대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 2명을 제외하고는 여야 의원 대다수가 동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소위는 25일 오전 2시 10분께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곧바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저지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되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중단하고 논의를 최저임금위원회에 넘길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저지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되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중단하고 논의를 최저임금위원회에 넘길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국회 환노위는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지난 2월 27일 오전 3시 50분께 의결했다. 전날 오전 10시 고용노동소위 개회 이후 17시간 50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이뤄진 심야 극적 타결이었다. 당시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휴일근로 중복할증(200%)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근로기준법 개악에 반대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홍영표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앞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 2월 27일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와 관련된 3당 간사 공동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합의사항 등을 설명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 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새벽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뉴스1]

홍영표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앞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 2월 27일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와 관련된 3당 간사 공동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합의사항 등을 설명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 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새벽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뉴스1]

이처럼 노동계가 반발하는 법 개정안이 잇따라 ‘밤샘 협의→새벽 의결’ 코스를 밟아 처리된 것을 두고 우연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 환노위 핵심 관계자는 “법안 처리를 주도하는 환노위 여야 간사들이 심야 처리 계획을 염두에 두고 며칠 전부터 작전회의를 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환노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밤샘 협상 과정에서 개정안에 반대하는 쪽들도 체력이 바닥나고 피로도가 최고조에 이르면 처리 성공률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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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소속 위원들은 줄다리기 노사 협상 경험이 풍부한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많다. 한 환노위 위원은 “쟁점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일수록 협상 타결은 동이 트기 전 새벽에 극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많다는 걸 체험상 잘 아는 위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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