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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서 진행중인 ‘1+2+3=6’차 산업혁명에 올라타라

중앙일보 2018.05.24 15:00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21)
스마트팜은 자동화된 설비를 활용해 생육·환경을 진단하고 원격으로 조정하는 농법이다. 농업 생산의 전주기적 과정에 지능적 시스템화를 도입해 노동력은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한 토마토 농가에서 ICT 적용 시험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농촌진흥청]

스마트팜은 자동화된 설비를 활용해 생육·환경을 진단하고 원격으로 조정하는 농법이다. 농업 생산의 전주기적 과정에 지능적 시스템화를 도입해 노동력은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한 토마토 농가에서 ICT 적용 시험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농촌진흥청]

 
요즈음 가장 유명한 숫자는 4이다.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 농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현재진행형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드론을 날려 농약을 뿌리는 교육을 한다. 수경 재배 농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물과 온도를 제어하는 기술을 쓰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농업이 얻을 수 있는 수혜다. 
 
기술이 발달하면 세상이 좋아지고 농사짓기도 수월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겠지만, 농약 살포용 드론이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입맛을 다시게 된다. 스마트팜을 조성하려면 몇천만 원에서 몇억 원이 든단다. 그냥 손으로 잡초 뜯고 물 대어 파종하는 것이 낫겠다 싶다. 사물 인터넷이니 ICT(정보통신기술) 농업을 몰라도 우리 농민들은 농작물을 잘 재배해왔다. 그래도 호기심은 간다. 기술은 산업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6차산업, 1차 농업·2차 가공·3차 유통을 융합한 개념
사실 농촌은 ‘4차’보다는 ‘6차’에 더 관심을 둔다. 흔히 6차산업이라고 부르는 농촌융복합산업이다. 6차산업이란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1차산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을 서비스(3차산업) 등과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예를 들면 콩 농사를 짓는 농가가 장류 제조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두부 음식을 만들어 체험 행사를 하거나 판매를 하는 것이다. 원물인 콩의 원가를 낮출 수 있으니 제조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 내고, 관광이나 서비스로 더욱더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원물 상태의 콩값과 간장 값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농장에서 직접 만든 두부는 사람들이 일부러 와서 사간다. 1차산업과 2차산업, 3차산업이 결합하고 융합한 상태를 6차산업이라고 한다. 단순하다. 1+2+3=6이다. 그래서 6차산업이다.
 
1차산업(유·무형의 자원), 2차산업(제조·가공), 3차산업(체험·관광)이 결합하고 융합한 6차산업모델. [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1차산업(유·무형의 자원), 2차산업(제조·가공), 3차산업(체험·관광)이 결합하고 융합한 6차산업모델. [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정부에서는 이미 ‘농촌 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6차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6차산업 체계를 갖추고 시행하고 있는 농장과 농업법인과 같은 농업경영체에는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을 수여해 연수 기회를 주거나 농업 박람회나 판매 행사 참가 우선권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또 농업인들을 위한 현장코칭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당장 닥친 현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의 코칭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나도 농촌 현장에서 농촌관광 부문 코칭위원으로 선정돼 많은 농가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 농가는 비용부담이 적어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6차산업.com’ 또는 각 지역의 이름에 6차산업.com을 붙여 검색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경우 ‘강원6차산업.com’이라고 검색하면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가 나온다. 도와 광역시 단위로 지원센터가 운영된다.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은 연중 신청을 받는다. 언제든지 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일정 매출액이 있어야 하고, 1차산업이 2차산업 또는 3차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낸 실적과 시스템을 정리해 서류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선도농가로 지정받는 의미가 있으므로 아무래도 까다로운 면이 있다.
 
지금 농촌 현장에서는 6차산업이 화두가 된 지 이미 오래됐고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강원도의 평창팜은 곤드레나물을 키우는 산촌 농가다. 농장은 곤드레나물을 채취해 건나물과 냉동품을 가공하고, 송어체험장을 설치해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강원도 평창팜은 곤드레나물을 키우는 산촌 농가다. 곤드레나물을 수확하고 있는 사진. [사진 평창팜 페이스북]

강원도 평창팜은 곤드레나물을 키우는 산촌 농가다. 곤드레나물을 수확하고 있는 사진. [사진 평창팜 페이스북]

 
곤드레나물밥이 인기를 끌자 곤드레의 수요가 늘었다.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농장 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곤드레나물을 모두 매입해주고 있다. 단순히 나물을 채취해 판매할 때와 가공품을 만들어 팔 때의 수익은 차이가 매우 크다.
 
강원도 홍천의 홍천명품한과는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단호박과 찹쌀을 그냥 팔기에는 너무 아까워 양질의 한과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했다. 단호박 가루가 들어간 찹쌀 한과는 아삭하고 부드러운 맛에 명절이면 동이 난다. 1차 농산물을 2차 가공해 3차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횡성의 고라데이마을은 유명한 농촌체험휴양마을이다. 그러나 이전에는 산골짜기에 있는 화전민 마을이었다. ‘고라데이’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화전민이 생산할 수 있는 농작물이라 해봐야 별거 없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마을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감자전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마을에 놀러 온 사람들은 당연히 집으로 돌아갈 때 마을의 옥수수, 고추, 버섯을 사 들고 돌아갔다. 1차 농산물과 3차 관광의 만남이다. 
 
대관령 양떼목장 6차산업모델 도입해 성공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은 6차산업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앙포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은 6차산업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앙포토]

 
대관령 양떼목장은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목장이다. 알고 보면 6차산업 시스템을 도입해 더 성공한 사례다. 임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양 목축을 시작했고 드넓은 초지를 개방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했다. 양떼 목장처럼 큰 규모의 목장도 있지만, 옥천의 라온뜰 아로니아 농장처럼 집 앞마당에 놀이터를 조성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융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더 중요하다. 
 
지금 6차산업은 농업정책의 화두다.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가치 향상을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므로 그냥 듣고 흘려서는 안 된다. 귀농·귀촌인들에게 6차산업 활성화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기회다. 농촌에 가 1차산업만 가지고 현 주민들과 경쟁한다면 곤란을 겪을 수 있다. 1차산업에 2차 가공과 3차 서비스업을 도입해 새로운 농업 상품을 만들어 제시한다면 마을 주민과 상생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본인이 도시에서 익혔던 기술과 노하우를 농촌에 가서 다시 꽃을 피울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도시의 직장에서 연마한 제조, 가공, 수리 등의 기술이나 경영, 마케팅, 홍보, 교육, 친절 서비스 능력이 농촌에서 새로운 융복합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으니 6차산업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sungz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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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필진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귀농·귀촌을 지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원래 농촌 체질인가 봐”라며 땅 사고 집도 지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귀농·귀촌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다. 필자는 현역 때 출장 간 시골 마을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워 귀농·귀촌을 결심한 농촌관광 컨설턴트다. 그러나 준비만 12년째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준비한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정착한다고 했다. 귀농·귀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정착 요령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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