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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안되면 싱가포르 회담 의미없어"..日, 북미회담 '불발' 응원?

중앙일보 2018.05.24 13:30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며 북·미회담을 하는 의미가 없다”
 

고노 외상 "회담하는 게 목적 아니다"
관방 부장관도 "연기 가능성, 높이 평가"
납치문제 해결을 핵·미사일보다 앞세워
"포괄적 해결없인 경제협력 없다" 공세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고노 외무장관은 “회담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일본의 입장을 강조하는 발언이기는 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던 차에 나온 말이라 더 주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은근히 북·미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좋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외무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외무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관방부의 부장관도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다. 노가미 고타로(野上幸太郎) 관방부장관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언급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진전을 보는 기회가 되느냐다”라고 덧붙였다.
 
북·미회담 날짜가 다가오면서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북·미)회담이 핵·미사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문제가 전진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문제보다 납치문제를 우선순위에 둔 발언이었다.
 
노가미 고타로 관방부장관

노가미 고타로 관방부장관

 
그러면서 “납치,핵·미사일이라는 모든 현안의 포괄적 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고, 경제협력도 하지 않는다”면서 아예 납치문제를 핵·미사일보다 먼저 말하기도 했다. 북·미회담 이후 어떤 형태로든 북·일간의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에 미리 압박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도 읽힌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고노 외상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을 받아냈다.
 
납치문제를 비핵화와 연계하는 방식은 일본이 과거에도 추구해왔던 방식이다. 6자회담 시절에도 일본 측은 비핵화 말고도 납치피해자 문제 해결을 끈질기게 북한 측에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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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상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해 “최종적으로 북·일 2개국간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만, 정상들이 1번 만난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면서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우선 북·미회담 결과를 충분히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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