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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다수 신고받는 업체 직권조사...분쟁많은 의류업 실태조사

중앙일보 2018.05.24 10:10
앞으로 대리점 표준 계약서에 최소 3년 이상의 계약갱신청구권이 신설된다. 영업권을 보장한 계약기간이 짧아 대리점의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신고를 많이 받은 업체에 대해 직권조사를 강화한다. 분쟁이 가장 많은 의류업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진다.  
 

대리점 거래 불공정 관행 근절 방안 발표
분쟁 가장 많은 의류업 하반기 대대적 실태조사
본사는 법원 명령시 영업비밀 자료도 제출해야
대리점에 최소 3년간 계약해지 요구 못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본사와 대리점주 간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목표로 이런 내용의 ‘대리점거래 불공정 관행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가맹, 대규모 유통, 하도급에 이어 공정위가 네 번째로 내놓은 갑을관계 종합 대책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4800여개 본사와 15만여개 대리점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이 방안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 실태조사 대상으로 지난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장 많았던 의류업을 선정했다. 의류업은 전속거래 형태가 대다수라 본사에 의한 불공정행위 발생 위험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본사의 인테리어 개선 강요 행위도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리점거래 불공정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리점거래 불공정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피해 대리점의 손해 입증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본사에 대한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도 강화된다. 관련 자료가 사업자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더라도 열람 제한을 조건으로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본사가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피해 대리점 측 주장이 그대로 사실로 인정될 수 있다.    
 
공정위는 ‘밀어내기’ 갑질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에 과징금 124억 원을 부과했지만, 관련 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5억원의 정액 과징금 부과로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당시 남양유업은 “관련 프로그램을 폐기했다”는 이유로 법원의 자료 제출 명령을 거부했었다.    
 
신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기제품과 묶어서 대리점에 공급하는 행위는 앞으로 ‘구입 강제’로 분류돼 금지된다. 판촉행사 비용의 과도한 분담, 상품ㆍ용역 공급의 현저한 축소ㆍ지연, 계약해지를 빌미로 한 불공정행위 강요, 매장확대ㆍ리모델링 강요 등도 관련 고시에 금지행위로 명시된다.    
 
대리점이나 사업자단체가 업종별로 권익 보호에 필요한 거래 조건을 담은 표준계약서 제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된다. 공정위는 대리점 표준 계약서에 최소 3년 이상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리점들의 70%가 계약기간이 1년 이하”라며 “1년마다 예측하기 어려운 불이이익을 받을 가능성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김웅 남양유업 대표(앞줄 왼쪽 셋째)와 임원들이 '밀어내기 영업'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5월 김웅 남양유업 대표(앞줄 왼쪽 셋째)와 임원들이 '밀어내기 영업'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리점이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에 불공정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도’를 도입하는 안도 법 개정안에 담긴다.    
 
악의성이 명백한 본사의 보복 행위에 대해서 실제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우선 적용하고 확대 적용 여부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대리점단체 구성권을 대리점법에 명시하고 단체구성ㆍ가입ㆍ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제공도 금지해 대리점의 협상력도 높일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직권 조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하도급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리업 분야에서도 신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선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며 “신고 사건이 반복적으로 접수됐다는 건 해당 기업의 거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인 만큼 본부 차원에서 직권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진석ㆍ하남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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