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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트럼프, 트위터 팔로워 차단은 수정헌법 1조 위반"

중앙일보 2018.05.24 07: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찾는 이용자 그 누구도 차단할 수 없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평소 소신부터 인사·정책 방향까지 트위터에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인’의 트위터 접근을 막아서는 행위는 이들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판단에 비롯된 것이다.

"화나게 한다고 팔로워 막는 건
알 권리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
뉴욕법원, 차단된 7명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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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뉴욕지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다른 이용자를 차단하는 건 (이들이) ‘공개적인 토론의 장에 접속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는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개인의 계정이 아닌 공인(대통령)의 공식 계정으로 간주한 결과다.
 
 이번 판결을 내린 나오미 버크월드 판사는 75쪽에 이르는 판결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계정(@realDonaldTrump)을 대통령 계정으로 사용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을 트위터를 통해 취한다는 것”이라며 “(그는) 자신을 화나게 하는 트위터 유저를 차단하는 대신 간단히 무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금주 초 법무부에 선거 관련 조사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로써 난 요구한다(I hereby demand)’는 글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통령 직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조사 지시를 공개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린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특정인을 트위터상으로 차단하는 행위는 시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미 컬럼비아대 ‘제1수정헌법 기사 연구소(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상 차단한 트위터 이용자 7명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법원 승소 판결이 알려지자 차단 트위터 이용자인 언론인 리베카 벅월터-포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을 고소했고 내가 이겼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2014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변기로 쓰자”고 농담을 던진 바람에 트럼프에게 차단을 당했던 음악 저널리스트 댄 오치 역시 “이 계정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가 지도자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면 나는 시민으로서 무엇이든 읽을 권한이 있다”며 “난 차단됐기 때문에 국가의 많은 뉴스가 업데이트 되는 것을 놓쳤다. 가끔 나는 볼 수 없는 트윗을 인용해 ‘역겹다’는 의견을 밝힌 수많은 사람들을 볼 때 이게 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수정헌법 기사 연구소장인 자밀 재퍼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을 계속 차단한다면 더 많은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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