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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요양보호사가 마음에 안 든다면?

중앙일보 2018.05.24 07:00
[더,오래] 이한세의 노인복지 이야기(14)
부모님 건강이 안 좋아지면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등급 심사신청을 해 등급별로 장기요양보험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2등급은 시설등급으로 요양원 입소가 가능하며, 3~5등급은 재가등급으로 다양한 재가급여를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재가급여의 종류에는 주·야간 보호, 방문 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단기 보호, 복지 용구 등이 있다. 이 중에 주·야간 보호와 방문 요양이 가장 대표적인 재가급여이다. 주·야간 보호나 방문 요양 모두 요양보호사가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방문 요양의 질은 요양보호사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재가방문요양센터
재가방문요양센터는 방문 요양을 받기 원하는 가정으로 센터에 등록된 요양보호사를 보내주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요양보호사는 센터에서 임의로 결정해 보내주기 때문에 어떠한 요양보호사가 오게 될는지 수급자로서는 알 수가 없다.
 
재가방문요양센터는 여러 곳이 있어 수급자가 특정 센터를 선택할 수 있다. 수급자 입장에서 요양보호사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센터를 선택한다면 좋은 요양보호사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전국의 재가방문요양센터는 2018년 5월 현재 1만1127곳에 달한다. 2017년 7월 통계를 보면 이보다 321곳이 많은 1만1448곳으로, 10개월 동안 300곳 이상 폐업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새로 쉽게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센터당 요양보호사를 파견하는 방문 요양 가정 수가 평균 15곳을 넘지 못하고 있어 많은 센터가 영세한 편이다.
 
난립한 영세 센터들이 많다 보니 어려운 환경에서 성실히 재가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하는 곳들이 폄하되기도 하여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 적절한 센터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좋은 재가방문요양센터 찾는 법
① 평가등급 확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재가방문요양센터를 A~E 등급으로 평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어 회원등록 없이 누구나 살펴볼 수 있다(방문 요양센터 등급보기). 
 
지역을 지정하고 급여종류를 '방문 요양'으로 선택한 후 센터를 검색해보면 5개 등급으로 평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쳐]

지역을 지정하고 급여종류를 '방문 요양'으로 선택한 후 센터를 검색해보면 5개 등급으로 평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쳐]

 
지역을 원하는 곳(예:서울)으로 지정하고 급여종류를 방문 요양으로 선택한 후 센터를 검색해 보면 A(최우수), B(우수), C(양호), D(보통), E(미흡) 5개 등급으로 평가된 것을 볼 수 있다. A등급 센터는 1298곳으로 전체 센터 1만1127곳의 12%에 불과하다. 우선하여 A등급 센터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A등급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B등급 혹은 C등급보다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B등급 센터에서 보내준 요양보호사가 A등급 센터에서 보내준 요양보호사보다 나을 수 있다.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품질은 소속된 센터의 등급보다도 요양보호사 각 개인의 인성이나 경험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집 주변에 A~B 등급 센터가 있다면 상위 등급을 받은 센터를 뒤로하고 굳이 하위 등급 센터부터 알아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② 재가방문요양센터 인력과 규모
나름대로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재가방문요양센터는 사회복지사를 상담인력으로 고용하고 있으며, 등록된 요양보호사 수도 많은 편이다. 이러한 센터는 보통 2~3명의 사회복지사와 50명 이상의 등록된 요양보호사 인력을 갖추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의 방문 요양센터 등급을 확인한 후 각 기관별 상세보기를 누르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인력현황을 비롯하여 주소 등 일반현황이 잘 나와 있다. 지정 일자(설치신고 일자)를 보면 언제 오픈 했는지 알 수 있으며 홈페이지 주소도 기재되어 있다. 센터 업력이 최소 2년 이상 된 곳으로 홈페이지나 블로그 내용이 잘 정리된 센터라면 더 눈여겨볼 만 하다.
 
방문 요양센터 등급을 확인한 후 각 기관별 상세보기를 누르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인력현황 등을 볼 수 있다. [사진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쳐]

방문 요양센터 등급을 확인한 후 각 기관별 상세보기를 누르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인력현황 등을 볼 수 있다. [사진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일부 센터는 프렌차이즈 가맹점으로 운영돼 동일이름에 OO점이라는 지점명을 사용하고 있다. 프렌차이즈로 운영되는 센터는 장단점이 있어 본사로부터 효율적인 관리시스템과 실무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③ 재가방문요양센터와 어르신 집까지의 거리
방문 요양을 받기를 원하는 어르신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센터를 먼저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센터가 어르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 있으면 센터에 소속된 요양보호사가 방문하기에 편리한 점이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요양보호사는 센터로 출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본인의 자택에서 어르신의 집으로 방문하게 된다. 자택에서 가까운 센터의 위치 보다 어르신의 집을 방문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의 인력풀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 집 주변에 마땅한 센터가 없다면 조금 거리가 있어도 확장해서 알아보는 것이 좋다.


④ 재가방문요양센터 시설장의 마인드와 프로그램
센터의 등급이나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센터를 운영하는 시설장의 전문성과 마인드이다. 보호자가 직접 센터를 방문하여 센터의 시설뿐만 아니라 면담을 통해 시설장의 전문성, 프로그램, 경험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센터의 핵심 업무는 수급자인 어르신의 육체적 건강상태, 인지 상태, 성격, 정서, 습관, 가족관계를 살펴 필요한 서비스를 분석하고, 이러한 서비스 제공에 가장 적합한 요양보호사를 선별해 매칭시켜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 증상이 있는 어르신에게는 치매 전담 요양보호사를, 어르신의 체중이 많이 나가면 그러한 체중을 감당할 수 있는 근력이 있는 요양보호사를 보내야 한다.
 
요양보호사는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이다.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대우함으로써 수급자인 어르신께 요양보호사의 따뜻한 손길이 되돌아온다. [프리랜서 공정식]

요양보호사는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이다.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대우함으로써 수급자인 어르신께 요양보호사의 따뜻한 손길이 되돌아온다. [프리랜서 공정식]

 
관리를 잘하는 센터는 첫날에는 사회복지사가 종일 어르신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회복지사는 현장에서 어르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다. 분석이 끝나면 분석 내용을 센터에 보고해 요양보호사 선별에 참고하고, 어르신별 맞춤형 방문 요양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관리한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식사, 개인위생, 배설 도움 등 신체활동뿐만 아니라 외출동행, 청소, 빨래 등 일상생활도 지원해 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어르신과 가족들이 요양보호사를 파출부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어르신과 상관없이 가족을 위한 식사준비나 빨래 등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남성 어르신이 여성 요양보호사에게 성적인 농담이나 사생활에  관해서 물어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주의를 필요로 한다.
 
요양보호사는 파출부가 아니며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이다. 요양보호사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대우함으로써 그만큼 수급자인 어르신께 요양보호사의 따듯한 손길이 되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 대표 justin.lee@spireresea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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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세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대표 필진

[이한세의 노인복지 이야기] 10여년 전 치매에 걸린 부친을 어디에 모셔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시기를 놓친 경험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연로해지는 부모님이 어느날 집에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때가 온다. 향후 똑같은 상황이 되는 베이비부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집 이외의 대안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부양, 돌봄에 관한 대안을 상황별로 소개해 독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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