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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를 아시나요? 해외송금 시장 新소비층 떠오른 그들…

중앙일보 2018.05.24 00:13
75세 임 모 씨는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해외에 있는 손자에게 200만원을 송금했다. 전에는 시중은행 지점을 직접 찾아 해외로 돈을 송금했지만,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아들 내외의 말을 듣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다. 
 
임 씨는 "처음에는 해외로 송금이 제대로 될까 긴가민가했지만, 직원의 전화 도움을 받아 앱을 깔고 나면 계좌번호만 입력해도 돼서 더 편한 것 같았다"며 "지금까지 두 차례 이용했다"고 말했다.
 
고령이지만 임 씨처럼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액티브 시니어'가 금융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사회 활동에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50대 이상을 말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15~2016년 전국 3497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액티브 시니어는 16%(547명)로 집계됐다. 남성(23%)이 여성(10%)보다 많았고, 소득이 높을수록 액티브 시니어일 확률이 높았다. 
 
이들은 문자메시지, 동영상 재생, 인터넷뱅킹, 전자상거래 등 미디어 활용 능력이 비(非) 액티브 시니어보다 월등히 높았다.
 
케이뱅크 전체 고객 가운데 해외송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고객. [자료 케이뱅크]

케이뱅크 전체 고객 가운데 해외송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고객. [자료 케이뱅크]

 
이런 트렌드는 금융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일반 거래보다 비교적 어려운 해외송금에서 두드러졌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시 3주 된 해외송금 이용자 거래 내용을 분석해보니 50대 이상 고령층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고객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9%, 2%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외송금으로 한정했을 때는 50대 이상이 25%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20대(9%), 30대(22%)보다도 높은 것이다. 60대 이상도 10%를 차지했다. 
 
신지형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0대 이상이 중심이 되는 액티브 시니어는 소비와 경제활동의 새로운 주축이 되고 있다"며 "이들은 미디어 활용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데도 적극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활용 용도는 주로 자녀 유학비나 생활비, 또는 사업 목적 등이다. 60대 고객인 윤 모 씨는 "미국으로 300만원이 안 되는 돈을 송금해 왔는데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말을 듣고 전화 상담 없이 직접 앱을 깔아 돈을 부쳤다"며 "괜찮은 서비스인 것 같아서 고객센터에도 좋은 평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고객센터에서 정산 업무를 맡은 김성은 매니저는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수요에 대비해 스마트폰 원격 접속 서비스도 함께 도입했지만 아직 한 번도 요청한 고객이 없었다"며 "그만큼 스스로 스마트폰을 다루고 모바일뱅킹을 행하는 시니어 고객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돈을 보낼 해외 은행 정보나 스위프트(국제은행 간 통신협회) 코드를 직접 입력해야 했던 기존 서비스보다 간소화한 절차도 한몫했다. 돈을 보내려는 국가를 선택하면 환율이 바로 뜨고,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시스템 검증을 통해 나머지 정보는 자동으로 입력된다. 
 
김성은 매니저는 "해외송금 고객은 주로 주기적으로 돈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며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이용한 고객은 없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금액이나 국가와 관계없이 건당 5000원이다.
 
케이뱅크 고객센터에서 자금세탁혐의 거래자를 1차로 걸러내는 정종윤 매니저는 "택배 배송을 조회하는 것처럼 내가 보낸 돈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점도 보수적인 고령층 고객이 만족하는 부분"이라며 "24시간 365일 고객 응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시간 제약 때문에 물어보지 못했던 점을 고객센터로 문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고객센터 매니저들이 해외송금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 케이뱅크]

케이뱅크 고객센터 매니저들이 해외송금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 케이뱅크]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매니저들은 최소 6개월의 교육을 통해 외환 업무 전문성을 쌓는다. 일반 텔레마케팅 업무를 넘어 시중은행 지점의 후선업무에 준하는 일을 처리한다. 
 
자금 반환 및 퇴결, 정산 업무도 함께 한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액티브 시니어 수요가 많아진 유학생 송금 서류 간편화와 송금 국가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7개국만 가능하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처분소득이 높고 젊은 감각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의 저변이 확대하면서 금융시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가 확대할 것으로 본다"며 "해외송금을 비롯해 여유자금 투자자문 등 금융서비스와 병원 예약 등 비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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