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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식당]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방탄소년단 단골 삼겹살집

중앙일보 2018.05.23 00:01

‘어디로 갈까’ 식사 때마다 고민이라면 소문난 미식가들이 꼽아주는 식당은 어떠세요. 가심비(價心比)를 고려해 선정한 내 마음속 최고의 맛집 ‘심(心)식당 ’입니다. 이번 주는 제주맥주 마케팅실의 권진주 마케팅 실장이 추천한 프리미엄 돼지고기 전문점 ‘금돼지식당’ 입니다.

금돼지식당의 대표메뉴 '본삼겹'. 2주간 저온숙성한 돼지고기를 갈빗대에 붙은 채 내놓기 때문에 육즙이 풍부한 삼겹살과 갈빗대에 붙은 쫄깃한 식감의 고기를 함께 맛볼 수 있다.

금돼지식당의 대표메뉴 '본삼겹'. 2주간 저온숙성한 돼지고기를 갈빗대에 붙은 채 내놓기 때문에 육즙이 풍부한 삼겹살과 갈빗대에 붙은 쫄깃한 식감의 고기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쫀득한 삼겹살과 쌉싸래한 맥주 찰떡궁합”
제주맥주 권진주 마케팅 실장.

제주맥주 권진주 마케팅 실장.

권 실장은 주류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맥주 애호가다. 해태음료·맥도날드코리아·하이트진로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그는 크래프트(수제) 맥주 맛에 반해 바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곳이 바로 제주맥주다. 세계적인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양조 기술을 적용한 회사로 지난해 ‘제주 위트 에일’을 선보였다. 

[송정의 심식당]
제주맥주 권진주 실장 추천 ‘금돼지식당’

양조장이 제주에 있다 보니 서울과 제주를 자주 오가야 하는데 서울에 올 때면 늘 가는 곳이 금돼지식당이다. ‘삼겹살엔 소주’라는 게 일반적이지만 금돼지식당의 삼겹살은 맥주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권 실장은 “회사 근처에 식당이 있어 금돼지식당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다”며 “이곳의 삼겹살(본삼겹)은 지방층이 느끼하지 않고 쫀득해 맥주의 쌉싸래한 맛과 잘 어울린다”고 추천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도 즐길 수 있단다. 그는 “갈빗살에 붙은 쫄깃한 고기, 포일에 감아 구운 촉촉한 버섯, 적당히 구워낸 아삭한 대파까지 잘 차려진 한 상 차림을 먹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오픈 첫날부터 가게 앞엔 사람들로 북적 
금돼지식당 외관. 지하 1층은 고기 숙성고, 1층부터 3층까지 3개 층이 식당이다.

금돼지식당 외관. 지하 1층은 고기 숙성고, 1층부터 3층까지 3개 층이 식당이다.

약수역에서 청구역 방향으로 200m 정도 걸으면 오른쪽에 하얀색 타일로 된 건물이 있다. 이곳이 바로 ‘금돼지식당’이다. 21일 오후 4시에 찾은 식당 안은 이른 시간임에도 일찌감치 자리잡고 앉아 고기를 먹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저녁 시간이면 가게 밖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 때문에 여유 있게 고기를 맛보기 위해 식사 시간보다 일찍 식당을 찾은 사람들이다. 
금돼지식당은 동대문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삼겹살·불고기 배달 전문 식당을 하던 신재우·박수경 부부와 양식당 주방에서 10년간 일한 박씨의 동생 세영씨가 의기투합한 곳이다. 2016년 4월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식당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선다. 점장을 맡은 박세영씨는 “갈수록 대기하는 사람이 늘어 지난해 매장을 2·3층까지 확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면 여전히 가게 앞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고기를 굽는 박세영 점장. 고기 두께가 워낙 두껍기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

고기를 굽는 박세영 점장. 고기 두께가 워낙 두껍기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

박씨 부부 등 세 사람 모두 요식업에 오래 종사했지만 매장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파는 식당은 처음이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각오로 준비했다고 한다. 먼저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위해 좋은 고기부터 찾아 나섰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한 달간 돼지고기 손질·정육법을 비롯한 기초부터 좋은 고기 고르는 법 등을 배웠다. 
 
뼈째 숙성시켜 감칠맛 뛰어난 본삼겹 
갈빗대가 붙어있는 본삼겹(왼쪽)과 마블링이 뛰어난 눈꽃목살.

갈빗대가 붙어있는 본삼겹(왼쪽)과 마블링이 뛰어난 눈꽃목살.

그렇게 찾아낸 돼지고기 품종이 YBD다. 육질 좋은 버크셔와 새끼를 잘 낳는 요크셔를 교배한 다비퀸 골드에 마블링이 뛰어난 듀록을 교배시킨 삼원 교잡종이다. 박씨는 “지방의 풍미와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은 쫄깃하면서도 느끼함은 줄인 프리미엄 돼지 품종”이라고 소개했다. 품종만 다른 게 아니다. 금돼지식당에선 고기 맛의 감칠맛을 높이기 위해 14~15일간 저온숙성한 후 뼈가 붙은 상태로 손님에게 낸다. 때문에 메뉴 이름도 ‘본삼겹’이라 지었다. 본삼겹을 주문하면 직원이 두툼한 삼겹살을 잘라 먼저 굽고, 이어서 갈빗대에 붙은 꼬들꼬들한 식감의 고기를 먹기 좋게 발라준다. 
차돌박이처럼 얇께 썬 등목살. 돼지 한 마리당 2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다.

차돌박이처럼 얇께 썬 등목살. 돼지 한 마리당 2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다.

목살은 두 부위가 있다. 등목살은 등과 목 사이 부위로 돼지 한 마리당 2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다. 쇠고기 차돌박이처럼 얇게 썰어내는데 살짝 구우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퍼진다. 일반 목살은 ‘눈꽃목살’이라 부른다. 박씨는 “목살·삼겹살 같은 평범한 이름보다 우리만의 이름을 지으면 고기 특징이 잘 와닿을 뿐 아니라 다른 곳과 차별화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눈꽃목살은 마블링이 눈꽃처럼 보여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연탄에 구워 소금 찍어 먹어야 제맛 
고기는 연탄불에 굽는다. 사진은 눈꽃목살을 굽는 모습.

고기는 연탄불에 굽는다. 사진은 눈꽃목살을 굽는 모습.

고기 다음으로 중요한 건 불. 박씨는 “쇠고기는 숯불에, 돼지고기는 연탄불에 구워야 맛있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실제로 연탄은 화력이 일정한 상태로 5~6시간 정도 오래 유지되는 데다 특유의 불맛까지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선 연탄 특유의 매캐한 냄새를 일으키는 황화수소를 뺀 특허받은 연탄을 사용한다. 
물론 연탄은 관리가 정말 어렵다. 고기 굽기 1시간 전부터 불을 피워놔야 화력이 적당한데 잘못하면 쉽게 꺼진다. 고기를 구울 때도 연탄 위에 주물로 된 고기 판을 올리고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 이곳에선 육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내는데 굽기에 능숙하지 않으면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금돼지식당에선 고기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쌈장 대신 소금을 찍어먹을 것을 권한다.

금돼지식당에선 고기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쌈장 대신 소금을 찍어먹을 것을 권한다.

금돼지식당에선 고기를 소금에 찍어 먹도록 권한다. 박씨가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스테이크부터 샐러드까지 모든 요리에 소금을 곁들이던 그들의 식문화를 눈여겨보고 얻은 아이디어다. 식재료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는 맛좋은 소금을 찾다가 영국 이스트 해안가의 말돈 지방에서 생산된 소금을 알게 됐다. 박씨는 “쌈장에 찍어 먹거나 쌈에 싸 먹으면 고기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며 “좋은 고기를 잘 숙성시킨 만큼 돼지고기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꼈으면 좋겠고 그 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좋은 소금을 고집한다”고 설명했다. 
긴 파채 대신 동그랗게 송송 썬 파를 간장에 담아 낸다.

긴 파채 대신 동그랗게 송송 썬 파를 간장에 담아 낸다.

이 집은 파무침도 다르다. 대파를 길게 채썰지 않고, 동그랗게 송송 썰어 간장 양념에 듬뿍 담아준다. 간장 맛이 세지 않아 고기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느끼한 맛은 잡아준다.
식당 내부는 층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사진은 일식 바처럼 꾸민 2층 모습.

식당 내부는 층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사진은 일식 바처럼 꾸민 2층 모습.

그새 단골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사람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첫 방문에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을 올린 후 종종 가족들과 찾는다고 한다. 최근엔 아이돌 그룹 엑소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찾아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1층은 정오부터 새벽 1시까지, 카운터(바)로 꾸민 2층과 테라스 느낌이 나는 3층은 오후 5시30분부터 저녁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연중무휴. 본삼겹·눈꽃목살(170g)은 각각 1만5000원, 등목살(170g) 1만6000원, 껍데기 1만1000원(150g), 통돼지 김치찌개 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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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전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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