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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김정은, 도보다리 산책서 문재인 속였다”

중앙일보 2018.05.19 17:25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산책하며 친밀한 모습을 연출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통역이 없는 비공식 일대일 회담의 특징을 노려 외교 공작을 펼쳤다”는 분석이 제기 제기됐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정보기관원이 해독한 김정은의 산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산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통역이 없는 비공식 일대일 회담의 특징을 노려 외교 공작을 펼쳤다”며 이같이 전했다.
 
매체는 쌍방 통역이 있는 공식 회담에서는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기록돼 외교 문서로 남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비공식 회담에서는 대화 내용을 양 정상의 기억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나중에 한쪽에서 ‘나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말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이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라며 “비공식 회담은 둘만의 장소에서 나누는 대화이기 때문에 상대가 본심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쉽다. 한쪽이 거짓말을 해 상대를 속이는 것도 용이해진다”고 전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사진 홈페이지 캡처]

한·미·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역시 “문 대통령이 설명한 김 위원장의 발언 모두가 진심을 드러낸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2차례나 북한에 보낸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3월 31일∼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지난 9일 다시 방북해 비핵화 등에 관한 김 위원장의 의도를 파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신문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보면 한국 측이 북한의 외교 공작에 이용됐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지난 16일 돌연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한국에 통보한 것을 예로 들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이해를 보였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번에 이를 비난했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비핵화에도 반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한국을 잘 조종해 미국이 정상회담 개최 추진을 중단하기 어렵게 한 뒤, 엄격한 요구를 들이대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산책은 미국과 유럽의 정보 당국자들에게 북한에 유화적인 문 대통령식 ‘중재 외교’와 비공식 일대일 회담의 위험성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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