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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TV토론 왜 안 하나 했더니…선거 안 뜨니 실종

중앙일보 2018.05.17 06:00
6ㆍ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안 남았지만 선거 바람은 좀처럼 불지 않고 있다. 한반도 해빙 무드와 드루킹 특검이라는 대형 이슈가 정국을 장악하면서다. 그러다 보니 TV 토론회가 예년의 지방선거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후보들이 공약과 지방 이슈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TV 토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뉴시스]

경남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뉴시스]

 
경남지사 선거전에서는 16일 TV토론이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캠프 사이에 공방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측은 “MBC 경남과 JTBC로부터 각각 24일과 28일 경남지사 후보 토론회를 제안받아 응했다. 그러나 해당 방송사로부터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의 불참 결정으로 토론이 무산됐음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언론사가 정한 일정에 맞추기 힘들었을 뿐 토론회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날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방송 토론 불참 논란이 일었다. 한국당 김문수 후보 측은 “22일 MBC 주최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제안했으나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거절했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22일은 한ㆍ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역사적인 날이기 때문에 회담에 집중하기 위해 토론회를 고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이날 열린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는 토론회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한국당 남경필 후보가 홀로 대담회를 했다. 인천경기기자협회와 경기언론인클럽이 주최하는 이 날 토론회에 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질문지가 편향됐다. 불공정한 토론회다”는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15일 오후 경기 수원 티브로드 수원방송에서 열린 '경기지사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 홀로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15일 오후 경기 수원 티브로드 수원방송에서 열린 '경기지사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 홀로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론회 실종’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6ㆍ4 지방선거 당시 선거일 전 13일까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언론기관 초청 토론ㆍ대담회는 모두 105번 열렸다. 
 
공직선거법상 언론기관은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기간개시일(선거일 전 13일) 전일까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초청하여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다. 선거기간 개시일 이후의 토론ㆍ대담회는 선관위에 통보할 의무가 없어서 집계에서 빠졌다. 지역별로는 부산ㆍ전북ㆍ제주에서 가장 많은 17번씩 토론ㆍ대담회가 열렸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는 현재(16일)까지 열렸거나 열릴 예정인 토론ㆍ대담회는 모두 29회다. 중앙일보가 전국 17개 지방선관위에 확인해 본 결과다. 선거기간개시일(5월 31일) 전날까지는 2주가량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직전 지방선거(105회)보다 현저히 적은 숫자다.
 
울산ㆍ전북ㆍ제주가 모두 3번씩으로 가장 많고, 대부분 1~2회가 열렸다. 선거운동기간 전 각 정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나와 면전에서 치고받을 수 있는 후보 토론회는 30일 KBS 초청 토론회가 유일하다. 민주당 박원순, 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정의당 김종민 후보가 나와 공방을 벌인다. 한차례 무산된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는 29일 KBS 주최로 열린다. 선거운동 기간 전 강원지사 후보 토론ㆍ대담회는 0회다.
 
정치권에서는 토론 실종의 이유로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먼저 남북정상회담과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무드와 최근 극적으로 여야가 합의한 드루킹 특검으로 인해 지방 이슈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점이다. 지역의 후보들이 공방을 벌일 토론 의제가 묻혔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토론회 숫자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어도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굳이 ‘득보다 실이 많은’ 토론회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토론회 실종은 후보자들이 공방할 만한 지방 이슈 실종과 여야 간 지지율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할 기회를 일부 차단당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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