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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영토’ 넓히는 바이오 코리아 … 10년 새 수출 3배로

중앙일보 2018.05.17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SK바이오텍의 아일랜드 공장(오른쪽)에서 한 연구원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각 사]

SK바이오텍의 아일랜드 공장(오른쪽)에서 한 연구원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각 사]

# 유한양행은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미국 법인 유한USA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 법인은 의약품 승인 작업과 현지 마케팅 등을 전담한다.
 
# 대웅제약은 2004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에 차례로 진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8개국 해외 법인 설립을 지난해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글로벌 2020을 발표하고 동남아 시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추가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의약품 원료와 의약 완제품 수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문을 연 녹십자의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사진 각 사]

지난해 연말 문을 연 녹십자의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사진 각 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06년 4억9434만 달러(약 5290억원)이던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2016년 14억907만 달러(약 1조5070억원)로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의약 완제품 수출도 2006년 4억878만 달러(약 4370억원)에서 2016년 17억1132만 달러(약 1조8300억원)로 급증했다. 지난달 제약사들이 내놓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2606억원)과 녹십자(2132억원)가 지난해 수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매출의 16~17% 규모다. 한미약품·동아에스티·대웅제약도 지난해 수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방식은 진화하는 중이다. 한미약품의 ‘신약후보 물질 수출’에서 해외 공장 신설 및 인수로 확장하는 중이다. 쉽게 말해 저비용인 소프트웨어 수출에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 진출로 바뀐다는 얘기다.
 
지난해 연말 캐나다에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한 녹십자가 대표적이다. 2015년 착공 이후 녹십자는 2176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만L의 혈액 처리 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했다. 이 공장에선 혈액 속 생체 물질을 분리·정제해 바이오의약품을 만든다. 국내 제약사가 북미 지역에 바이오 공장을 설립한 건 녹십자가 처음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북미 혈액제제 시장은 25조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이라 시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녹십자의 캐나다 공장 설립은 ‘현지화’ 사례로 꼽힌다. 바이오 의약품 특성상 국내에서 수집한 혈액으로 만든 약품은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수출이 까다롭다.
 
의약품 원료 생산 공장을 통째로 인수해 해외 진출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올해 1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8만L급 생산 시설을 갖춘 이 공장에선 항암제와 심혈관제에 쓰이는 의약품 원료를 생산한다. 공장 인수 금액은 계약에 따라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 시장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며 “올해 초 마케팅을 전담할 미국 지사도 신설했다”고 말했다.
 
의약 완제품 수출 분야에선 ‘서방 루트’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럽 시장을 거쳐 북미 시장으로 수출되는 바이오 시밀러 제품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이 생산한 자가면역질환 램시마는 2013년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허가를 받은 국내 첫 바이오 시밀러 제품이다. 램시마가 유럽 시장을 거쳐 미국 등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건 유럽 허가 이후 3년 만인 2016년부터다. 바이오 시밀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유럽 시장을 공략한 후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유럽을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이유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유지 기간 때문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도 의약품 미래 시장으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아세안(ASEAN) 의약품 수입 시장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6.6%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는 더욱 빨라져 2020년에는 연평균 8.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는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수출 절차도 간소하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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