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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 비밀 고농축우라늄 시설 1~2곳 공표”"

중앙일보 2018.05.16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북한이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1~2곳의 존재를 공표하고 사찰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추적 힘들어 ‘악마의 디테일’ 악명
“김정은, 트럼프에 사찰 뜻 밝힐 듯”
풍계리 이어 또 비핵화 의지 표명

미, 해당 시설 위치 등 이미 파악
더 많은 비밀시설 있나 계속 추적

미국은 이 시설의 위치를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방안의 하나로 이들 비밀시설 사찰을 받아들이는 것을 미국과 협의 중이다.
 
북·미 정상회담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14일(현지시간) 익명을 전제로 “미국은 이미 5년 전부터 이 시설에 대한 문제를 북한에 제기해 왔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내놓을 ‘통 큰’ 조치의 하나로 이 시설들을 공개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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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늄과 더불어 핵무기 원료가 되는 고농축우라늄(HEU)은 그동안 북한 비핵화의 ‘악마의 디테일’로 불릴 만큼 그 생산시설과 보유량 추정이 극도로 힘든 작업으로 여겨져 왔다. 플루토늄 재처리와 비교하면 공간을 작게 차지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스스로 공개할 경우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다 확실하게 미국과 전 세계에 선언하는 것이 된다. 2010년 핵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 박사가 영변 핵시설을 방문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이후 북한의 HEU 규모 및 생산 설비는 베일에 가려져 왔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1~2곳 외에 더 많은 HEU 비밀시설이 북한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극비사항인 HEU 비밀시설의 위치는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 지하이거나 혹은 평북의 다른 위치에 분산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과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위원장 간의 두 차례 회담 등을 통해 ‘북·미 수교를 목표로 상호 노력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명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비핵화의 시한을 6개월~1년 정도의 ‘초단기’가 아니라 ‘2020년까지’로 설정하고 있다고 복수의 당국자가 전했다.
 
회담 진행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북한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 임기 말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핵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정권교체로 무산됐던 경험이 있어 트럼프 정권 초 타협을 보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진 북한의 핵 관련 시설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에서 (검증과 사찰 등을) 다 마치려면 6개월~1년은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이다. 대체로 북한 비핵화 시한은 오는 2020년까지의 ‘2년’으로 설정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 핵 시설 검증과 사찰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주도할지, 기존 핵보유 5개국(P5·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에 한국이 포함되는 P5+1 방식으로 할지, 혹은 양자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할지를 놓고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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