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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 중심 동에서 서로 이동 … 인도가 최대 시장 될 것”

중앙일보 2018.05.16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새로운 아시아 경제 지평’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새로운 아시아 경제 지평’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아시아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일본에서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신흥국을 거쳐 중국으로 움직였습니다. 앞으로는 인도, 나아가 중동 및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 경제성장의 주체가 될 것입니다.”
 

‘미스터 엔’사카키바라 교수
인구 절반 넘는 청년층이 성장 동력
고령화 문제 큰 한국·일본과 대조
중동·동아프리카 국가도 전망 밝아

아시아의 맨 동쪽 끝에 위치한 일본 학자가 ‘인도 성장 중심론’을 주장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최전방에서 극복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榊原英資·77) 아오야마가쿠인대학(靑山學院大學) 특별초빙 교수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경제 성장의 역동성이 지난 수십년간 유라시아 대륙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왔다”고 설명했다. “21세기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지역은 인도와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는 ‘오리엔트’ 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강연은 ‘새로운 아시아 경제 지평: 일본, 중국 그리고 인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올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6%로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6.9%)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중국경제는 연 10% 성장에 근접했던 고도성장기를 지나 이제 안정성장기로 접어들었다”면서 “2014~2015년에 이미 인도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7%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가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카키바라 교수가 주목하는 인도의 근본적인 성장 동력은 생산가능인구에 집중된 인구 구조다. 현재 인도 인구의 54%가 25세 이하 청년층이다. 일본과 한국 등 먼저 개발 궤도에 오른 아시아 국가들이 고령화·저성장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향후 20~30년간 인도 내 생산가능 인구는 더욱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고 소비능력을 갖춘 중산층의 폭도 두터워질 것”이라면서 “현재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록 부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산층이 전체 인도 사회의 15~16%를 차지하게 되면 인도가 아시아 기업들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체류하는 인도 출신 우수 인재들이 인도로 돌아와 정부 주요 요직을 맡은 점도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현재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일본과 미국이 조속히 가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의 과도한 영향력 확장을 막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배력 행사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일본과 미국이 하루빨리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IIB는 아태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중국이 주도해 2016년 설립했다. 중국과 한국, 러시아, 인도, 독일, 영국 등 77개 나라가 회원국이다. 미국과 일본은 가입하지 않았다. AIIB는 기존에 미·일 주도로 운영돼 온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는 성격이 짙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90년대 중후반 일본 대장성 재무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다. 1995년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달러당 79엔 수준까지 급등했던 엔화 가치를 약세로 뒤집는 데 성공해 ‘미스터 엔(Mr. Ye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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