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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회피했나···대전시장 선거판 흔든 '엄지발가락'

중앙일보 2018.05.14 13:22
대전시장 선거에 '발가락'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엄지발가락이 없어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후보는 발가락을 잃어버린 경위를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복무를 기피하기 위해 스스로 발가락을 자른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호텔ICC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호텔ICC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발가락 없어 군 복무 면제
일각 "군 복무 기피하기 위해 발가락 잘랐다"의혹제기
허 후보측 "건설현장에서 다쳤다" 등 구체적 해명없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허 후보는 1989년 9월 ‘5급 제2국민역(면제) 족지결손’ 판정을 받아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오른발 엄지 발가락이 없다는 판정이다. 허 후보는 85년 충남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89년은 직선제를 통한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어서 민주화 운동이 정점을 찍은 뒤였다.
 
허 후보는 왜 ‘족지결손(足指缺損)’이 됐는지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고 있다. 허 후보측은 "자해는 절대 아니다"라며 “건설현장에서 다쳤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또 “(제기된 각종 의혹이)사실이 아니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허 후보측은 최근 ‘족지결손으로 군 복무가 면제됐다’는 취지로 보도한 한 언론사 기자를 고발했다고 전했다. 또 기자들에게 고발했다는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범계 대전시당위원장,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호텔ICC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의 축사를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범계 대전시당위원장,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호텔ICC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의 축사를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각 정당은 허 후보의 군 복무 면제 사실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바른 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남충희 대전시장 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허 후보를 향해 “발가락 후보”라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왜 잘렸는지 설명을 못 한다. 밭일하다 잘렸는지, 막노동하다 잘렸는지, 술 먹고 잘랐는지 명쾌하게 설명을 못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 덕에 군대를 면제받았다”면서 “자기 몸의 비밀조차도 설명 못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도 최근 논평을 내고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은 "허태정 후보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신성한 국민의 의무에 대한 면제 사유는 ‘족지결손’, 즉 발가락 일부가 없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은 허 후보가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고자 신체의 일부를 고의로 훼손한 장본인이라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제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후보, 김대중 후보, 이인제 후보의 선거 벽보. [중앙포토]

제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후보, 김대중 후보, 이인제 후보의 선거 벽보. [중앙포토]

 
시민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지역 대표기업인은 “만일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발가락을 자른 것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이회창씨가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이나 낙선한 것도 아들 병역 기피 의혹 때문이었던 만큼 유력 광역단체장 후보로서 의혹을 털고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선거 벽보.[중앙포토]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선거 벽보.[중앙포토]

 
이회창 후보는 1997년(15대), 2002년(16대) 대선에서 잇달아 졌다. 1997년 1.6%포인트 차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게 지고, 당선이 당연시되던 2002년에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결정적 패인 중 하나가 아들 병역비리의혹이었다. ‘병풍 사건’이라 불렸던 이 의혹은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 차남 수연씨가 처음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나중에 정밀 신체검사에서 입대 면제 판정을 받게 된 과정에 군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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