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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한 완전한 핵포기 가능성 없다”

중앙일보 2018.05.14 05:38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북한이 유엔의 강력한 대북 제재 때문에 유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핵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개성공단식 개방모델을 선호한다”며 “북한에 개성공단 같은 외부와 단절된 모델을 10여 곳 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

 
태 전 공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유엔의 대북 제재가 두 건 있었다. 이 제재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북한도 미처 예측을 못 했다”면서 “이번 제재는 북한의 수백만 기층 주민들의 삶을 뿌리째 위협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영호는 “김정은은 북한의 핵무기를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고 정의하고, ‘우리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라고 했다”라며 “미래의 확고한 담보라고 규정해 놓고 금방 이를 포기한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핵무기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라면 몰라도”라고 확언했다.  
 
한반도 비핵화 청사진과 관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태영호는 “나중에 사찰의 구체적 대상과 범위 등을 놓고 ‘지나친 사찰은 우리나라 체제에 대한 위협이다. 당신들이 우리 체제를 보장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치고 나올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협상은 대개 이런 식이다. 처음에 개념적으로 합의했다가 나중에 그 개념의 구체적 내용을 들어 깨버린다. 그러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실현하려면, 그게 가능하다 하더라도 몇 년의 시간과 수없이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미국이 과연 언제까지 지금의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 아닌가”라고 뉴시스를 통해 밝혔다.  
 
이어 “지난 10여년간 개성은 공단 덕분에 북한 그 어느 지역보다도 잘살면서 잘 통제되는 도시였다”며 “공단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당의 통제를 잘 따라 결국 단절모델에서 성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내 10여 곳의 ‘단절모델’을 만들어 경제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분석했다.  
 
태영호는 “‘개성과 남포를 비교해 보라, 어디가 잘 통제되고 질서 정연한가’. 그러면서 북한 전역에 개성공단 같은 것을 14곳에 만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이런 변화가 북한체제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군비 축소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은 군비도 대폭 민수용으로 돌릴 것이다”며 “현재 북한 예산의 70% 정도가 군사부문에 쓰이고 있는데 아마 절반까지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제철소에서 그나마 생산되는 강철도 지금은 대부분이 탱크나 대포 만드는 데 쓰이지만 앞으로는 철도 레일 만드는 데로 돌려질 수도 있다. 김정은은 재래식 군사무기에서 한국에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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