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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노골적 일본 패싱 … 풍계리 초청 퇴짜 이어 “납치문제 이미 해결”

중앙일보 2018.05.14 00:56 종합 5면 지면보기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  
 

대북 압박한 일본에 잇단 불만
북·일 교섭 기선제압용일 수도

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내놓은 논평의 일부분이다. 납치 문제를 매개로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을 북한이 공개적으로 퇴짜 놓은 것이다. 북한은 다음달 공개하겠다고 한 핵실험장 폐쇄에도 일본 언론은 초대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재팬 패싱’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한반도 평화 기류를 방해하려는 어리석은 추태”라며 “과거 청산만이 일본의 미래를 보증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이 한반도 정세에 역행해 납치 문제를 소란스럽게 다루는 것은 누군가의 동정을 불러일으켜 과거 청산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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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북한의 반응은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납치 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압박하는 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만큼 향후 북·일 교섭을 고려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으로도 풀이된다.
 
‘최대한의 압박’을 강조해 왔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대화 분위기로 급격하게 바뀌자 최근 들어 납치 문제를 더 자주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각각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계획에서도 참관기자단에 일본 언론을 배제했다.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핵사찰에 대한 비용부담까지 언급했던 일본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아베 총리는 11일 후지TV에 출연해 북한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과 관련, “비용이 든다. 일본의 안전도 관련되기 때문에 그 비용을 일본도 응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의도적인 재팬 패싱이 거듭될수록 아베 총리가 더 자주 찾게 되는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6월 중순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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